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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un 14. 2017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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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눈을 뜨면 허리 통증이 몰려옵니다. 오래도록 사람이 살지 않던 폐가를 게스트하우스로 꾸미다가 얻은 것. 걷지도 못할 만큼 아팠던 적도 있습니다. 이 병을 얻은지도 6년이 넘었네요. 그래도 아침 나절만 그러니 견디어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침이라도 맞아볼까요?

어쨋든 비오는 날은 그 통증이 하루종일 몸에 머뭅니다. 몸에 가시가 박혀 있는데도 뺄 수 없는 느낌.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시던 어머니는 십수년전 열네시간의 수술을 받아야 했죠. 그 긴 시간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며 저는 허리가 끊어져도 칼을 몸에 대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지금은 고사리장마중입니다. 이 비 그치면 사람들은 고사리 뜯으러 나갈 것이고, 저는 어딘가에 피어 있을 야생화를 찾으러 나갈 것입니다. 비가 그치면 허리도 덜 아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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