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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an 26. 2016

용눈이오름의 겨울

사진작가 김영갑 선생이 사랑한 오름

용눈이오름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측화산입니다. 산정부는 북동쪽의 정상봉을 중심으로 3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그 안에 동서쪽으로 다소 트여 있는 타원형의 분화구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산체는 동사면 쪽으로 얕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는 복합형 화산체이죠. 용눈이오름이 유명해진 것은 다분히 사진작가 김영갑 선생의 공로입니다. 제주가 좋아 제주에 살다가, 마흔일곱 나이에 루게릭병으로 제주에 뼈를 묻은 사진작가 김영갑. 그는 투병중에 매일같이 용눈이 오름을 찾았다는 일화를 남겼죠.


겨울에도 사실 용눈이오름에서 눈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폭설은 예외죠. 32년만의 폭설이니까요. 접근 도로의 제설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더 눈 덮힌 용눈이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네요.


 

용눈이오름의 아름다움은 유려한 곡선미에 있는 것 같아요. 어는 곳을 바라봐도 정말 여성적인 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죠. 가히 오름의 여왕이라는 소리를 들을만 하죠. 사실 이번 폭설에 내심 기대를 많이 했어요. 하얀드레스를 입은 용눈이의 고운 자태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눈은 거의 다 녹아버렸더라구요;;;


겨울에 용눈이와 만나러 갈 때는 반드시 바람이 장난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해요. 미친듯 부는 바람을 만날 테니까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떤 곳에서 만나는 바람보다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바람이라는 느낌을 가지실 겁니다. 용눈이의 바람은 특별하죠.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이죠. 곧 봄이 오면 오름 밑은 노란 색깔로 덮힐 겁니다. 유채꽃이 내려다보이는 들판을 가득 메울 것이기 때문이죠. 1월보다는 사실 제주는 2월이 더 춥습니다. 조금 더 추위를 겪고 나면 용눈이의 푸르름이 되살아나고 물론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용눈이의 자태를 만나게 될 겁니다. 제주에 오시면 꼭 용눈이오름에 올라가 보기를 바랍니다. 오름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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