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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un 14. 2017

관계의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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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잘 익어가는 보리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관계는 매듭같이 늘 잘 묶고 또 잘 풀어내야 하는 어쩌면 성가시고 피곤한 감정들을 몰고 옵니다. 그 관계의 매듭이란 것이 아름다운 예술작품처럼 멋있는 사람도 있지만 너덜너덜해지고 색도 바랜 게다가 군데군데 어거지로 자른 흔적, 심지어 태운 자국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지난 몇년 동안 버릇처럼 색도 바래고 검게 그을려 버린 제 관계의 매듭 끝자락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서글픈 감정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왜 나는 내 매듭을 그렇게 방치만 하고 있던 것일까요? 타 버린 부분은 잘라내고 색이 바랜 부분은 염색을 하고 너덜해진 부분은 잇대어 주는 노력을 왜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매듭을 묶고 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듭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더 의미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내가 세상을 떠나도 내가 아름답게 묶어놓은 매듭은 한동안 내 관계의 매듭 안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덧) 이 글은 그동안 내가 관계설정을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기도 하고 앞으로 잘 해보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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