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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참 경이롭습니다. 달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발 없는 말도 천리를 가니 암튼 언어인 말이나 짐승인 말이나 세상에 나온 이상 어디로든 갑니다. 자나깨나 말조심입니다.
세종조 때 제주에 극심한 흉년이 들었었죠.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국마장에서 말을 훔쳐 잡아 먹었습니다. 범인색출이 이루어졌고 입다물지 못한 누군가의 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황해도 은율까지 유배를 당합니다. 영하 3도 이하를 경험해 보지 못한 제주사람들. 얼어죽은 사람도 꽤 되었다죠;;;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여는 문이고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자신을 베는 칼이니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숙히 간직한다면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어디서나 거뜬히 몸을 편히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