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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들은 좋은 건지 나쁜건지, 싫은 건지 끌리는 것인지, 뭘 하고 싶은 것인지 안 하고 싶은 것인지가 명료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매사에 칼같이 정리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그런 감정들은 그냥 고여 있는 물과 같죠. 큰 비가 내리고서야 원래 있던 것들이 떠내려가듯이 그런 감정들은 어떤 큰 사건 이후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도 나를 모르는 것들이 이런 지점입니다. 내가 살아 온 경험으로 알아낸 것은 둑을 더 이상 높이 쌓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둑을 깍아내는게 더 좋은데 그게 쉽지 않죠. 제일 좋은 건 둑 밑에 배수구를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암튼 고여있지 않고 흐르게 만들어야 덜 괴롭습니다. 감정이든 물이든 흘러야 삽니다.
고이면 썩습니다.
어떻게 구멍을 뚫어낼 것인가요? 이건 각자가 다 다릅니다.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한가지 주의할 건 바닥이 마를 때까지 물을 빼낼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뭘 흘려보낼 건가도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기왕이면 부정적인 것들이 낫겠죠. 암튼 적당히 흐를 수 있게 물줄기를 조절하는 것. 지혜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