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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un 14. 2017

오드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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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이 있고 나서 사물, 사람을 보는 태도 또는 시선이 확 달라졌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경우엔 엄청나게 좁아졌지요.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온갖 색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색을 담고 있는 한 면 한 면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어요. 


전체보다는 부분에 그러니까 디테일에 흥분하기 시작하고서는 나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별 관심도 두지 않던 야생화들을 찾아 이 오름 저 오름, 이 산 저 산을 훑고 다니고 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너무 단편적인 이야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2년 가까이 그렇게 꽃들을 찾아 길을 나섰는데 바로 어제 어느 순간, 좁게도 볼 수 있지만 또다시 더 멀리, 더 넓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어요. 그 지난 시간들이 좁게도 넓게도 볼 수 있는 오드아이를 선사해 준 것 같아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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