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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Jan 31. 2016

제주, 서쪽에서 반드시 가야 할 곳

한담 해변 산책로 - 금능해수욕장 - 송악산 - 산방산

제주 서쪽은  동쪽보다는 더 많은 볼거리들을 가지고 있다. 주마간산 격으로 본다 하더라도 최소 이틀은 잡아야 한다. 딱 하룻만에 서쪽의 주요 볼거리들을 섭렵하려면 꽤나 부지런히 다녀야 할 것이다. 일단 차를 가지고 있고 제주시에서 출발한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해 본다.


카페 <몽상 드 애월>

첫 번째로 가야 할 곳은 카페 <몽상 드 애월>이다. 거기서부터 죽 이어지는 한담 해변산책로를 걸어보라. 요즘엔 <장한철 산책로>로 이름이 바뀌어 있다. 아마도 <표해록>을 쓴 이 지역 출신 인사인 장한철을 기념해서 이름 지은 것 같다.  <표해록>은 1770년에 제주 출신 선비였던 장한철이 과거를 보러 배를 탔다가 폭풍으로 표류해 1771년에 귀국하기까지의 경험을 쓴 기록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이다. 영조 46년 마을 사람들의 권유와 관가의 원조로 서울에 과거 길을 떠났던 장한철이 폭풍을 만나 온갖 고초를 겪고 류큐 국이 있었던 유구 열도에 표류하면서 겪었던 일을 한문으로 기록한 일기문 형식의 책이다.

암튼 차로는 다닐 수 없는 그야말로 해변 산책로이니 <몽상 드 애월>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곽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길을 다녀오거나 일행이 여럿이라면 운전자만 곽지해수욕장의 동쪽 끝에 먼저 가서 주차해 놓고 출발한 쪽으로 걸어오다가 만나는 방법이 있다.

<몽상 드 애월> 근처는 봄날 카페 그리고 해물라면으로 유명한 놀맨 닷컴 등이 있고 최근에는  우후죽순처럼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핫 플레이스가 되어 가고 있다.    


두 번째로 방문할 곳은 금능해변이다. 금능과 협재는 서로 이어져 있다. 사람들은 주로 협재로 가지만 나는 금능을 추천한다. 협재는 늘 사람들로 붐비고 금능은 덜 몰린다. 차를 금능해변 주차장에 세워두고 해안사구를 따라 협재해수욕장으로 걸어갈 수 있다. 돌아올 때는 갯바위 위를 따라 걷거나 모래사장을 밟고 오라. 금능이든 협재든 물이 빠져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    


세 번째 추천 장소는 송악산이다. 송악산으로 가는 길은 모슬포항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슬포항에는 맛난 식당들이 제법 있다. 푸짐한 빨간 해물짬뽕이 일품인 <홍성방>도 나쁘지 않다. 송악산은 데크가 깔려 있는 둘레길을 걷거나 정상에 올라가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산 밑에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진지동굴들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일부가 붕괴되고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계해안
형제섬
산방굴사

송악산에서 마지막 탐방코스인 산방산까지는 형제섬이 바라보이는 사계해안도로를 이용한다. 해안도로가 끝날 무렵엔 <스테이 위드 커피>나 <씨 앤 블루> 같은 제대로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들려보는 것도 좋다. 산방산은 용머리해안과 거의 붙어 있으므로 같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용머리해안은 파도가 높을 경우 출입을 통제하므로 미리 입장이 가능한지를 문의해 두어야 한다.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체적으로 차로 이동하지만 걸어서 다니는 구간도 꽤 있으므로 하루에 다 돌기는 조금 힘든 일정이다. 하나를 빼고 쉬엄쉬엄 다녀도 좋고 부지런히 다 둘러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시간이 넉넉하다면 차귀도가 보이는 수월봉이나 오설록을 추가시키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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