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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살이

허튼굿:나눔이야기

(사)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

by 신창범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의 '허튼굿'은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제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작은 공연입니다.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은데요. 그만큼 연륜이 되어서인지 상당히 짜임새 있는 공연이 올라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나눔'이라는 테마로 예술문화를 통한 나눔의 잔치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자선공연입니다. 따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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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월 허튼굿에는 춤꾼 박연술과 소리꾼 정애선 씨가 잠들지 못한 4.3 영령들을 위로하는 공연에 참여했습니다. 두 사람은 마로의 단원이 아닌 재능기부로 참여한 것이죠.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의 제주 연물 장단에 맞춰 제주 큰 굿의 향로를 들고 춤을 추는 '향로 춤'과 긴긴 천을 휘두르며 상생을 기원하는 '할망도리', 도살풀이 장단에 맞춰 큰 지전으로 아름다운 선을 그리는 '지전춤' 등으로 채워졌습니다.

4.3의 슬픈 영혼을 위로하고 다독이며 더 이상 아픔만으로 남겨질 수 없는 제주의 4.3 사건을 다시 되짚는 자리였던 셈이죠. 가슴 절절한 노랫가락과 한 맺힌 춤사위에 위로가 되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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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제주에 계시다면 마로의 '허튼굿'을 강력 추천합니다. 한바탕 신명 나게 펼쳐지는 연물 장단에 몸을 맡겨보십시오. 막혀있던 무엇이든 시원하게 뚫리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공연 막바지에 펼쳐지는 대동놀이에도 끼어들어 어우러지다 보면 특별한 추억과 즐거움을 선물로 받게 될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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