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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창범 Apr 07. 2016

허튼굿:나눔이야기

(사)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의 '허튼굿'은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제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작은 공연입니다.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은데요. 그만큼 연륜이 되어서인지 상당히 짜임새 있는 공연이 올라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나눔'이라는 테마로 예술문화를 통한 나눔의 잔치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자선공연입니다. 따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 거죠.    


어제 4월 허튼굿에는 춤꾼 박연술과 소리꾼 정애선 씨가 잠들지 못한 4.3 영령들을 위로하는 공연에 참여했습니다. 두 사람은 마로의 단원이 아닌 재능기부로 참여한 것이죠.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의 제주 연물 장단에 맞춰 제주 큰 굿의 향로를 들고 춤을 추는 '향로 춤'과 긴긴 천을 휘두르며 상생을 기원하는 '할망도리', 도살풀이 장단에 맞춰 큰 지전으로 아름다운 선을 그리는 '지전춤' 등으로 채워졌습니다.

4.3의 슬픈 영혼을 위로하고 다독이며 더 이상 아픔만으로 남겨질 수 없는 제주의 4.3 사건을 다시 되짚는 자리였던 셈이죠. 가슴 절절한 노랫가락과 한 맺힌 춤사위에 위로가 되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제주에 계시다면 마로의 '허튼굿'을 강력 추천합니다. 한바탕 신명 나게 펼쳐지는 연물 장단에 몸을 맡겨보십시오. 막혀있던 무엇이든 시원하게 뚫리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공연 막바지에 펼쳐지는 대동놀이에도 끼어들어 어우러지다 보면 특별한 추억과 즐거움을 선물로 받게 될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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