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과 수영의 공통점

by 스윔키

바로 오늘, 토요일 아침. 눈 뜨기 전에 5분만 더 잘까 하고 고민을 했다. 아, 수영 가야 하는데- 자유수영을 하루 땡땡이 치면 어떻게 될까 하며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온갖 시뮬레이션을 그려봤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이건 오로지 나와의 약속에서 나온 다짐이고, 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으며, 가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오직 나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자기 전에 챙겨두었던 수영가방이 번뜩 떠올라서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야 했다. 밤새 데워진 뜨끈한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려고 하니 몸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미리 맞춰둔 알람보다 10분 더 늦게 일어나고야 말았다. 막상 일어나면 빠릿빠릿 행동할 거면서 나참.


그렇게 평소보다 5분 늦게 집에서 출발했다.


오늘 자유수영 시간에는 지금까지 복습한 호흡, 발차기, 팔 돌리기, 자유형, 배영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브런치에 기록한 스윔노트를 다시 읽고 선생님이 수업 때 강조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하며 마음 편하게 수영을 하되 내가 물 안에서 고쳐나가야 할 동작들은 신경 쓰면서 수영을 해보기로 했다.




260207 스윔노트


연습한 것들

* 집에서 스트레칭 꼼꼼히 해주고, 물속에서도 충분히 몸 풀어주려고 하기

* 킥판 잡고 발차기하며 호흡 연습으로 앞으로 나가기

* 킥판 잡고 발차기하며 팔 돌리기 연습하기

* 킥판 잡고 사이드킥 연습하기

* 킥판 잡고 사이드킥 호흡 연습하기

* 킥판 잡고 무릎 닿이지 않게 배영 연습하기

* 킥판 잡고 팔 돌리기 배영 연습하기 (아직 강습받기 전이지만 유튜브에서 배운 대로 미리 예습)

* 자유형 연습 (한 바퀴는 호흡에 신경 쓰면서, 한 바퀴는 발차기에 신경 쓰면서, 한 바퀴는 팔 돌리기에 신경 쓰면서, 한 바퀴는 사이드호흡 시 머리 돌리기에 신경 쓰면서)


다음 자유수영 때 연습할 것들

* 고개를 과하게 돌리지 않기. 정중앙을 기준점으로 아주 살짝만 오른쪽으로 돌린다는 느낌으로 돌리기!


다음 강습 때 선생님께 여쭤볼 것들

* 물 안에서 정면을 보면 몸이 전체적으로 잠기게 될 수 있다고 하는데, 45도를 안 봐도 되는지?

* 자유형 할 때 양쪽호흡 연습도 해봐야 하는지?



평소보다 수영하는 시간이 짧겠다 싶었는데 40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고, 오히려 칼로리 소모시간은 더 늘어났다. 그만큼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수영을 했다는 증거 같아서 내심 뿌듯했다.


그리고 몸풀기하면서 지난 시간에 만났던 초보반 동지도 자유수영 때 만나게 되어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비록 다른 레인이라서 인사 이후 더 이상 마주칠 일은 없었지만 나와 비슷한 루틴으로 연습하는 모습이 잠깐 보였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남편과 데이트를 했다. 모처럼 쉬는 토요일 주말인지라 의미 있는 장소에 가고 싶었는데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문화생활 하러 부천까지 다녀왔다. 인당 삼천 원에 저렴하게 클래식 음악을 120분 동안 들을 수 있는 귀한 공연이었는데 보는 동안 수영 생각이 잠깐 스쳐서 글로 조금 남겨보면 좋겠다 싶어서 써본다.


음악의 세계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타악기, 관악기, 금관악기 등으로 나뉘며 악기마다 모양도 소리도 깊이도 쓰임새도 다르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다. 손, 발, 다리, 얼굴 각기 다르게 생겼지만 물 위에서 힘을 빼고 비슷한 템포로 맞춰서 가야 더 멀리, 오래갈 수 있다는 이치에서 클래식 음악과 수영과 닮아있었다. 그 모든 악기들이 한 데 어우러 리듬, 조화를 만들어내어 결국 완벽한 한 곡이 완성된다는 사실에 안정감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평영을 아직 할 줄 모르는데 샤오미 워치에 평영이라고 잡혀서 조금 당황했다.

나는야 아직까지 자유형, 배영까지만 할 줄 아는 초보 수영인 …



수영 외에 또 다른 운동이 내 삶에 스며들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오늘의 작은 의지가 노력으로 발산되는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


일단 해보는 거.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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