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푸어푸 수영일기, 스윔노트

by 스윔키

수영을 다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신규등록에 강습까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내 생활의 많은 것들이 수영 위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다이소에 가면 수영용품 코너부터 어슬렁거리고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갖 수영 꿀팁, 수영복 추천, 수영템 추천 콘텐츠로 도배되어 버린 지 오래다. 강습 때 입는 수영복은 후그 제품이 유일한지라 많이들 구매한다는 신상 수영복 사이트에 괜히 들락날락거리는 일이 루틴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영 가기 전날 댓바람 아침부터 수영가방을 미리 챙겨두기도 하고, 빼먹은 준비물이 없는지 수영가방 안을 한참 들여다보기도 한다. 수영 강습이 끝나면 까먹을세라 아이폰 메모장을 켜서 오늘 배운 내용을 간략한 문장으로 메모해 두고 집에 와서는 브런치 공간에 수영일기(일명 스윔노트. 하나의 콘텐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붙인 이름!) 형태로 글을 풀어쓰는 작업을 한다.


집에서 가만히 있을 때도 그저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여전히 물속에서 숨 쉬고 있는 한 마리의 물고기 마냥 흠-하압- 호흡 연습을 일삼아한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남편은 괜스레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코웃음을 치기도 한다. (수영에 미친 사람. 일명 수친자 같은 모습을 남편은 하루도 빠짐없이 봐오고 있어서 이런 행동들이 벌써 질렸을 수도 있다)


현재 나의 수영에 어떤 부분이 부족하며 어떤 부분을 개선을 해야 하는지 철저히 객관화해서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다음 강습 혹은 다음 자유수영 때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을 미리 체크해 두기 위해 나름의 고민과 연구를 하기도 한다. 조금 피곤한 과정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수영이 도대체 뭔지. 수영은 요즘 나의 삶에 깊게 훅 들어와 큰 활기를 주고 있다.


그리고 한동안 서점에 가면 에세이 코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최근 며칠 전에는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수영에세이부터 검색하고 있는 나를 보며 의아해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취미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는 이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



어제, 수영 강습 가는 길에 들은 팟캐스트.


1년 전부터 줄기차게 잘 듣고 있는 <무소속 생활자> 느릿느릿하게 나만의 속도로 삘이 꽂힐 때 듣고 있어서 아직 ep50에 멈춰있지만, 가끔 요즘의 내 상황과 꼭 맞아떨어지는 내용이 팟캐스트에서 흘러나오면 그렇게나 흥미로울 수 없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메모한 내용들

- 에어팟을 들고 다니지 말고 주변 소리에 집중하고, 주변 모습을 관찰하기.

- 우리의 일상은 매우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노트북 앞에 앉아있지 말자.



출렁거리는 수영장 물길을 바라보며 오늘도 오수완.



260210 스윔노트


강습 내용

* 스컬링 기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지난 시간에는 드릴에 대해 배웠다, 스컬링은 수영에서 물을 젓는 동작으로 추진력을 만드는 핵심 기술이며, 물을 잡는 감각을 익히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한다)


* 제자리에서 손만 당겨왔다가 밀어냈다가 8자를 그리는 스컬링 손동작 연습

(물을 앞에서 뒤로 미는 것이 아니라 손발을 좌우로 젓는 동작으로 추진력을 얻는 것)


* 앞으로 나아가면서 스컬링 손동작 연습


*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

(물 안에서 발을 찬다고 생각할 것)


* 킥판 잡고 자유형 연습

(손 뒤로 밀 때 손바닥 뒤로 크게 신경 쓸 것! 그리고 팔은 너무 크게 돌리지 말고 허리선에서만 돌리기)


* 양쪽 사이드킥 호흡 연습, 이때 손은 가만히 3초 유지

(살짝 굽은 등처럼 되도록 살짝 등을 말아주되 힘 빼기 유지) -> 아직까지 이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몸을 일직선 유지하는 건 줄 알았는데 살짝 등을 올려주는 게 어려울뿐더러 이렇게 되면 하체가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 자유형 연습 및 자세 교정



피드백

* 앗 나의 실수. 지금까지 킥판을 거꾸로 잡고 있었다..

* 지난번에는 25m가 힘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벅찬 느낌

* 호흡은 많이 개선된 느낌이 든다

* 발차기는 꾸준히, 상시로 연습해줘야 하는 것 같다

* 양쪽 사이드킥 호흡 연습은 더 해봐야 할 듯



그 외 메모한 부분

* 자유형은 갈길이 멀다. 각 잡고 배우는 배영은 언제쯤...



출처: Gemini



그리하여 2/10 수영은 최고 칼로리 소모에 최장기록을 찍었다. 언젠가 900m까지 찍을 날이 오겠지.


코와 입으로 물을 하도 먹어서 그런가. 수영 끝나고 나면 배가 부르다. 허기진 느낌이 전혀 없다. 오히려 공복이라서 편안한 상태랄까. 대신 오후 1시 넘어가면 기하급수적으로 텐션이 떨어지고 졸림이 쏟아진다. 이날은 수영 다녀와서 40분 가까이 낮잠을 잤더랬다. 이처럼 아침 수영의 단점은 오후에 꼭 짧게라도 낮잠을 자줘야 한다는 것. 현재 스케줄이 비어있는 오전 시간대에 수영강습을 배우고 있어서 다행이지, 바쁜 시즌에 아침수영은... 생각만 해도 피곤스럽다. 제대로 다닐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우선 3월까지는 계속 아침수영을 시도해 봐야겠다.



탐폰의 유용함을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들어왔는데 나는 어딘가 거리낌을 느껴왔던 탐폰. 수영을 시작하고 나니 탐폰에 절로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다 어떤 제품이 괜찮을지 새벽까지 눈알 빠지도록 비교 분석을 하다가 결국 두 브랜드의 제품을 솎아냈다. 하나는 tempo 보라색 레귤러 제품, 하나는 해피문데이 라이트 제품.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 들면 후기도 한 번 써봐야겠다.


나참, 건강하고 즐거운 수영생활을 위해 별별일을 다 해보네.

아무튼 내일도, 이번 주도 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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