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은 늦잠 이슈로 자유수영에 가지 못했다.
그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라도 하는 듯
오늘만큼은 절대 자유수영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 하나로 7시 전에 눈을 떴다.
따듯하게 데워진 이불 안의 온도와 타협하지 않은
나 자신 뿌듯해.
간혹 수영을 가기 위해 브런치 글을 읽다 보면
오전 5시 혹은 6시에도 일어나는 분들이 계시던데
아침잠이 많은 나는 그렇게까지 부지런하지는 못해서
이 시간대 기상이 최선인 것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수영장의 경우
자유수영이 가능한 시간은 8시 30분까지이므로
아침잠을 깨고 요가매트 위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뒤
밍기적거릴새 없이 곧바로 집을 나서야
느긋하게 수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자유'라는 환경이 주어진 것은 감사하나
사실 자유롭기 위해서는 엄청난 부지런을 떨어야 가능한 일임을
수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오늘도 거북이와 함께 힘찬 발걸음으로 수영장으로 가는 길.
무소속생활자 팟캐스트를 들으며 고.
주말에는 더없이 바빠지는 소상공인에게는
토요일 아침수영이 유일한 취미이자 자유시간일테다.
새삼 시간의 흐름이라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난달과 분명 같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점점 해가 빠르게 뜬다는 게 실감난달까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지.
락커룸 위칸이 모조리 차버린 나머지 처음으로 밑에 칸 당첨.
샤워실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었지만 오히려 좋았다.
물에 폭 젖은 내 모습을 알아볼 사람도 없고,
엉성하게 헤엄을 치더라도 괜히 눈치 보일 껀덕지도 하나 없으니
오히려 좋았어.
자유롭게 유유히 물 위를 떠다니며
지금까지 배운 동작들을 천천히 복습해보았다.
그리하여 오늘도 적어보는
스윔키의 스윔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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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14 자유수영 스윔노트
<연습한 것>
* 킥판 잡고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
* 킥판 잡고 오른쪽 고개 돌려서 사이드킥 연습
* 킥판 잡고 배영 발차기 연습
* 킥판 잡고 평영 발차기 연습
* 킥판 잡고 접영 발차기 연습
* 자유형 연습 호흡과 롤링에 집중 연습
* 배영 팔 돌리기 천천히 연습
* 배영 팔 돌리기 연속으로 진행하며 롤링에 집중 연습
* 배영 팔 돌리기 연속으로 진행하며 빠르기에 집중 연습
* 평영 물속에서 물 잡는 것에 초점 두고 집중 연습
* 평영 발차기에 집중 연습
* 접영 (아직 팔은 배우지 않았으므로) 발차기만 무한 연습
<스스로 피드백한 부분>
* 자유형을 조금 더 느긋~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 더 천천히 하려고 애써볼 것.
* 사실 배영만큼 재밌는 영법이 또 있을까 싶다. 남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숨을 편하게 쉴 수 있으면서 유유자적 물 위를 유영한다는 느낌이 가장 크게 드는 영법이 배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속도도 제일 빠르게 잘 나아가는 것 같고. 자세만 올곧게 잘 유지하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평영은 여전히 발차기가 어렵다. 개구리자세란 정말 힘든 자세임을 느끼는 요 몇 주. 팔 동작과 함께 어찌어찌해보고는 있고, 앞으로 나아가기는 한데 어딘가 엉성해 보인다. 가능하다면 촬영이 가능한 수영장으로 가서 내가 어떻게 수영하고 있는지 영상촬영을 해보고 싶다. 얼마나 웃길지 감도 안 오지만.
* 수영의 꽃이라고 말하는 접영. 잘하면 제일 멋있어 보이는 영법이지만, 잘하지 못하면... 지못미가 되어버리는 영법. 하지만 아직까지 수영을 배우면서 자괴감이 들거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현상은 겪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정확한 자세를 잘 배울 수 있을까 그저 그런 생각뿐. 발차기를 꼴랑 15분 정도밖에 배우지 못해 아직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얼른 접영 강습 시간이 다시 오면 좋겠다. 5월 이후로는 일이 바빠져서 수영에 못 다닐 걸 생각하면 그저 아쉬운데. 4월까지는 50% 이상 감 잡을 수 있기를 바라며.
쉬엄쉬엄 하려고 온 자유수영인데
어느새 나와의 싸움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두 달 가까이 강습받은 것들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짧은 시간에 모두 써먹어보려고 (?) 노력을 한 오늘.
다른 운동처럼 땀이 그렁그렁하게 맺히진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엊그제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수영장에 있는 커피머신으로 커피 마시기
성공!
카페인에 쥐약이라 커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수영 끝나고 뜨끈한 연한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는 건
증말 너무 맛있었다. 다음에 또 먹어봐야지.
변함없이 물 안을, 물 밖을 허우적거리겠지만
눈곱만큼씩 아주 조금씩 노력해 가려는 내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 나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일단 해보자고
힘을 실어주는 동지들과 선생님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잘 있어! 수영장아
다음 주 화요일에 또 보자.
오수완!
750m 수영은 이제 껌이구나.
언젠가 1500m 수영을 해보는 날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