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정말 오려고 하는지
점점 해가 일찍 뜬다는 게 느껴진다.
아파트 근처에 새소리도 종종 들리고
수영장 가는 길에 떠오르는 해를 보며
하루가 시작된다는 탄식을 하며 기쁨을 느낀 오늘.
한 시간 뒤,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도 모르고
마냥 수영장 가는 길이 기뻐했다.
수영장 입구 앞에서
몇 주 전부터 화요일과 목요일을
함께하고 있는 할머님과 간단히 목례를 했다.
나이를 뛰어넘어 한 레인을 같이 쓰는
나의 수영친구이기도 하다.
커피머신기에서 커피를 뽑아마시는 할머님을 보고
1차로 놀라고
(혹시나 빈속에 커피를 드시는 건 아닐까 하는 놀라움)
수영장에 커피머신이 있었다는 것에 2차로 놀랐다.
평소에 커피보다 차를 좋아하는 나지만
머리카락 바짝 말리고 물기를 훌훌 털고 나와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
집까지 걸어가는 나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뭔가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어하는
깨어있는 여성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깨지 않는다는 할머님과
몇 마디를 주고 받다가
am 7:40 샤워 시작.
화목 동지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오며가며 몇 번 마주치다보니
이제는 서로서로의 얼굴을 다 트게 되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잘 모르는 분이더라도
처음 뵙는 분이더라도
내가 먼저 인사하는 습관은 꼭 챙겨야겠다.
마치 등산길에 만난 사람처럼 말이다.
그렇게 평소처럼 자유형 발차기,
자유형 팔 돌리기, 롤링 기법을 연습하고 있는데
대뜸 선생님이 오늘은 접영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이제 초보딱지에서 벗어나
약간은 애매한 포지션으로
찐 중급반 회원분들 사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일명 초중급반.
접영이라는 단어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절로 눈동자가 커지고 말았다.
눈가에는 이미 팬더가 된 상태로
휘둥그레한 눈동자에
의아에 하는 표정까지 지었으니
삼단계 콤보로 얼마나 내 얼굴이 웃겼을지 감도 안 온다.
다른 회원분들이 우렁차게 '화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어주셨지만
당황함을 이루어 말할 수 없었던 오늘.
아무튼 나는 그렇게 접영 1일차가 되었다.
호흡이 언제쯤 안정화가 될련지 궁금한 자유형,
숨쉬기는 편하지만 어깨 돌리는 동작은 아직 어딘가 어색한 배영,
두 번 겨우 깔짝 거려봐서 갈 길이 먼 평영,
산 넘어 산 몸을 접어야 원만하게 헤엄을 칠 수 있는 접영.
접영이 아니고 '접엉'이 아닌던가.
260312 스윔노트
<강습 내용>
* 킥판 잡고 자유형 발차기만 연습
* 킥판 잡고 자유형 팔 돌리기, 롤링에 집중 연습
* 킥판 없이 자유형 연습
(호흡은 엊그제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스타트 할 때 숨 참고 있는 시간이 조금 긴 듯 하다. 참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물 속에서 오래 흠- 하고 내뱉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고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 킥판 잡고 접영 발차기만 연습
(자유형 할 때 처럼 무릎은 굽히지 않고, 다리를 쭉 뻗은 채로 두 발 모아서 동시에 차주기. 이때 상체를 자연스럽게 들어 올려야 하는데, 허리와 엉덩이가 물 밖으로 조금 더 보여야 하기에 더 상체를 띄운다는 생각으로 힘은 뺀 채로 들어올리기 -> 어떻게 하는 거죠 ... 선생님? 몸치는 접는 동작 하나도 어렵게 느껴진다)
* 킥판 없이 접영 발차기만 연습
(발차기 천천히. 그리고 웨이브는 하지 않기 -> 두발을 모아 발차기 하면서 + 물 속에 있는 상체를 위로 끌어올릴 때 자연스럽게 웨이브 동작이 되어버리는데 ... 웨이브는 하지 않기는 뭘까요 선생님?)
오늘도 수영장 물은 내가 다 마셔버려서
배가 두둑한채로 귀가했다.
평영이 늪인줄 알았는데
진짜 늪은 접영이었구나. 그랬구나
언젠가 꼭 한 번 배워보고 싶었던 접영이라
걱정이 되는 만큼 기대도 컸는데
막상 하려니 몸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 힝.
하지만 언제나 배우는 건 재밌다!
수영을 좋아하는 나에게 새로운 영법을 배우는 건
신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습득할 것들이 산더미지만
배움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지. 암
더 길게 보고 천천히 배워나가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