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물개의 첫 접배평자

by 스윔키

6시간 자고 일어났는데도 개운했던 오늘 아침.

요가매트를 펴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문득 생각난 우리집 방명록.


신혼집으로 꾸려낸 우리집은

방문해주는 사람들로 하여금

엽서 형태로 된 노트에

한 줄 편지를 적게 한다.


한 권을 빼곡 채운 그 방명록이

순간 어디 있는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매트에서 벌떡 일어나

책장, 서랍, 팬트리까지 모두 뒤졌는데

있어야 하는 곳에 보이지 않으니

적잖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방명록에 담긴 부모님의 손글씨,

사랑하는 동생들, 멀리서 찾아와준 친구들까지...

한 명 한 명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방명록을 오늘은 꼭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의지로

일단 수영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아침 7시 30분

해가 서서히 차오르는 시간.


이 풍경을 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촤르르 차분히 가라앉는다.

수영장 가는 길은 어떻게 매번

이렇게 설렐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카운트 앞에서 바코드를 찍으며 출첵 완료.



오늘 내 옆 칸에는

귀여운 물고기가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며칠 전부터 눈에 띄어서 오며 가며

흘깃 쳐다봤는데 이제야 자세히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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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 자유수영 시간이다.

그 누구의 피드백도 없이

오롯이 물과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날이다.


주말이 되면 새벽반 고인물들이

모두 한 데 나타나는 날이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나의 갈 길을 꼿꼿하게 나아간다.


물속에서 한 바퀴 걸으며 서서히 몸을 풀어준 뒤

당연하게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연습하고

팔 돌리기를 연습하고

사이드킥을 연습하며.


호흡과 자세가 조금 더 유연하게,

편안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써보려고 노력한 오늘.


언제나 기본자세가

제일 중요한 법이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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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21 스윔노트 - 자유수영


* 몸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풀어주기

*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 (발차기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 (호흡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 (롤링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 (호흡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자유형 연습 (팔꿈치 아래로 힘 빼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자유형 연습 (롤링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자유형 연습 (호흡을 편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배영 연습 (팔 천천히 돌리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배영 연습 (팔 연속적으로 돌리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배영 연습 (왼팔에 숨 내쉬고, 오른팔에 숨 들이마시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배영 연습 (빠르게 나아가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평영 발차기 연습 (최대한 수면 위로 발바닥 드는 것에 집중하며 *무릎 붙이려는 연습은 깜빡)

* 킥판 없이 평영 연습 (겨드랑이 사이에 풍선을 터뜨린다 생각하며 물을 누르며 상체 드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잡고 접영 발차기 연습 (발을 세게 차고 엉덩이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는 것에 집중하며)

* 킥판 없이 접영 발차기 연습

* 접배평자 천천히 연습 (접영 팔 돌리기는 안 배웠으므로 생략)

* 접배평자 카운트 해보기 (3분 4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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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분 동안 꽉 채워서 수영한 오늘.


- 자유형

자유형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듯하다

사이드킥, 롤링에 집중하면 할수록

팔 돌리기가 수월해짐을 느낀다.


- 배영

옆 레인들의 접영 물살에

배영 할 때는 어김없이 물을 먹었지만

예전처럼 코에 왕창 들어가서 따가울 정도는 아니다.

배영 할 때 나에게 맞는 호흡 연습을 더 잘 해보면 좋을 듯하다.


- 평영

개구리 다리는 처음에 배웠을 때 보다

훨씬 자세가 적응되었다

그러나 무릎을 모으는 건 아직 어색.


평영 할 때는 다리를 넓게 뻗어야 하는데

한 레인에 두 줄을 사용하므로

사람 많고 동선 겹칠 때는

다리를 수월하게 못 뻗는다는 게 아쉬운 점.

평영 박자감 있게 나아가는 연습을 더 해보고 싶다


- 접영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무수히 많지만.

발차기라도 꾸준히 연습하면

이후에 도움 되지 않을까 하여

루틴화 삼아야겠다.



처음으로 접배평자 루틴으로 해본 날이라

뿌듯한 초보물개.



매번 수영 끝나면 지하주차장으로 가는데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다른 경로를 통해 집으로 갔다.


안 가본 길을 간다는 건

언제나 조금 두렵지만, 많이 신나는 일.



오늘의 스윔푸드는

소소하게 두유 당첨.


어메이징오트 언스위트

무가당으로 대량주문했는데

당도 거의 없고 꽤 먹을만해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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