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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연정 Apr 05. 2017

이해하게 될까 봐두려웠지만

<엄마> _노래 강아솔 / 작사 강아솔 / 작곡 강아솔

엄마는 늘 말씀하셨지 내게

엄마니까 모든 것 다 할 수 있다고

그런 엄마께 나는 말했지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말이라고

남들이 뛰라고 할 때

멈추지 말라고 할 때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잠시 쉬라 하셨지

남들이 참으라 할 때

견디라고 말할 때에

엄마는 안아주시며 잠시 울라 하셨지

다 갚지도 못 할 빚만 쌓여가는구나


_ <엄마>

노래 강아솔 작사 강아솔 작곡 강아솔


엄마라 불리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한다.

생명을 잉태하고 세상으로 낳아 빛을 보게 한 그 뜨거움.

단지 내 안에 품어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미안함 속에 살아야 하는

그 애틋한 굴레에 대해 생각한다.


그 이름을 가진 순간, 여자는 행복한 채로 늘 슬프게 그곳에 머문다.


이해하게 될까 봐 두려운 것들이 있다.

내게는 ‘엄마’가 그랬다.

이해하는 순간 알게 될 슬픔이 두려웠기 때문에.

나는 모른 척하고 싶었다. 그리고 모른 척할수록 슬픔은 더 자연스레 눈앞으로 다가왔다. 

서로 반대 극을 찾아가 찌릿한 전류가 일듯 슬픔은 사랑이라는 이름을 찾아 피를 돌게 했다.

엄마를 알게 되는 일. 그건 슬픔을 지나 사랑을 알게 되는 일이었다.

감전되듯 가슴이 번쩍 놀라는 따끔한 일이었다.


늘 분명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제대로 안 적 없던 사람.

어떤 어긋남 후에 늘 먼저 회복해보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었던

유일한 사람.

엄마를 엄마로 보지 않을 때,

엄마를 여자로 보려 했을 때, 비로소 엄마는 보였다.

엄마라는 이름을 떼고, 한 여자로 만난 그녀는 생각보다 멋지고, 당차고 용감했다.

엄마가 나를 딸아, 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기적인가.

그 목소리에 숨겨진 무한한 헌신과 용서.


나는 엄마라는 그 따사로움 앞에서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한때 나마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했던 나를, 반성한다.

나는 결코 엄마처럼 성실하고 착하게,

나를 버린 이들에 대한 미움을 잊고

지나간 불행에 이유를 묻지 않으며,

그렇게 절절히 아름답게 살지 못할 것이다.


세상 끝에 겨우 매달려 있을 때,

나는 엄마. 하고 운다.

내가 끝내 매달려 살아가야 할 이름이 구원처럼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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