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오늘도> _노래 옥상달빛 / 작사김윤주 / 작곡 김윤주
_ <수고했어 오늘도>
노래 옥상달빛 작사 김윤주 작곡 김윤주
퇴근.
집으로 돌아와 아무렇게나 신발을 벗고, 가방을 던져둔다.
고요하고 어두운 방. 그대로 침대에 눕는다.
옷을 벗기도 귀찮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기분.
천정을 바라보며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주섬주섬 일어나, 옷을 벗고, 냉장고를 열어본다.
조금씩 상해 가고 있는 음식들.
끝을 알리는 날짜들을 바라보다, 도로 문을 닫는다.
냉장고의 냉기가 왠지 너무 차가워서.
불 하나를 간신히 켜둔 거실에 앉아, 한참을 멍해진다.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다,
그게 오늘의 일이었는지 어제의 일이었는지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한다.
무언가에 상처받을 것 같은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불투명한 유리창 너머의 무언가를 들여다보려 애쓰는 기분.
온종일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사이, 졸음이 밀려온다.
나는 휘적휘적 화장실로 걸어간다.
그리고 머리를 질끈 묶고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툭, 터진다.
왜 이러지.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니 그 안에 눈이 새빨개진 내가 서 있다.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바깥의 나에게 얘기한다.
“오늘, 힘들었지?”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대로 서서 계속 운다.
세면대를 향해 고개를 숙인채로.
쏟아지는 물소리에 울음소리를 감추면서.
무언가에 급히 가슴을 데인 사람처럼.
그렇게 울면서 생각한다.
오늘 나는, 슬펐구나, 힘들었구나.
누군가 나에게 힘들었지? 다 알아. 수고했어.
하는 말을 듣고 싶었구나.
아무도 없는 집을,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저녁 식탁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구나.
더 이상 힘들어 울 수 없을 때까지 운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말끔히 울음을 씻어내고 다시 거울을 본다.
빨갛게 퉁퉁 부은 얼굴이지만, 울기 전보다 편안해진 눈동자를 가진 내가 서 있다.
수고했어. 오늘도.
나는 소리 내어 나에게 이야기해준다.
알 수 없는 어딘가에 입은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울음으로 털어낸 마음이 가볍다.
결국엔 미소로 마무리되는 밤.
비록 내일 다시 울게 될지라도,
오늘만큼은 넉넉하게 건네 본다.
나에게 건네긴 참 부끄럽고도 어려운 그 말.
나, 수고했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