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거 개꿀잼이다
공허하다 :
허전함이 무언가를 잡았던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손이라면,
공허함은 무언가를 잡으려고 애써보았던 손이다.
더 나아가 그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후회' 같은 것이다.
휘둘렀던 무수한 손들이, 그 에너지들이, 공허함의 배후에 후광처럼 있다.
애쓴 흔적이 썰물처럼 쏴, 하고 빠져나가면서 무늬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 김소연, <마음사전> 중에서-
오늘은 내 방안으로 공허가 들어왔다
눈을 떴을 때 희미하게 느껴지는 공허의 냄새
왜 왔는지 이유를 물어봐도
공허는 말이 없다.
공허를 내쫓기 위해 눈을 뜨자마자 침대 위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15분 정도가 지난다.
그렇게 매일 아침 쫓아낸 공허가 오늘은 침대 위에 앉아 있어서 스트레칭도 하지 못했다.
뜬 눈으로 천정을 보며 공허와 침묵을 함께했다.
<마음사전>에 정의된 공허함은 무언가를 잡으려고 애써보았던 손이라고 쓰여있다.
그렇지만 내가 잡으려는 게 무언지도 모르는 마음은 뭐라고 불러야 하나.
무언가 잡아야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딜 잡아야 하는지 모르는 마음.
방황인가.
방황은 공허로부터 출발하는 걸까
공허로 출발해서 방황에 도착하는 걸까
공허와 방황의 손을 함께 잡으면
가벼워진 나는 중력을 이기고 떠오를 수도 있겠다
숏츠 영상에 유투버 <궤도>가 힘들 때마다
힘든 일 앞에 이 문장을 붙여 보라고 한다
"와 이거 개꿀잼이다"
"오늘까지 이걸 다 해야 한다고? 야근해야 되는데. 야~ 이거 개꿀잼이다."라고
말하면 개꿀잼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이미 방황은 나를 휘젓고 있는데 오늘 공허까지 방으로 찾아왔네
와 이거 개꿀잼이다.
방황과 공허와 내가 함께 있다니
와 이거 개꿀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