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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B 진범 Readen Apr 27. 2016

Too Much Data Kill You

뛰뛰빵빵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제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한 번 적어볼게요. 

아침에 날씨를 확인했으니 일단 날씨 서비스 사용자로 체킹

당연히 카카오톡을 켰으니 카카오톡 사용자로 체킹, 머문 시간 체킹, 클릭한 영역 체킹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까 검색을 했으니 검색 사용자로 체킹, 검색어도 체킹

스팸을 걸러내는 앱으로 스팸을 걸려냈으니 스팸 앱 사용자로 체킹

GG 포기 

너무 많네요. 아마 마음먹고 적어낸다면 데이터의 양이 시간의 양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엄청난 데이터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데이터가 필요해졌을까요? 

경제적 가치? 본원적 불안함?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욕망? 사회적 필요? 생존?

너무 많은 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요즘 저는 그러한 답만큼의 두려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제공되는 데이터가 너무 많습니다. 

빅, 투 빅, 매머드 빅, 코스모스 빅!! 

아름다운 소리도 여러 개가 겹치며 화음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퍼져나온다면 우리는 이것을 소음이라 부릅니다. 

어쩌면 우리 곁에 산재해 있는 데이터는 소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많아서 선택할 수 없는, 무제한의 방종이 제공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


데이터도 도구인데 도구에 압살 되어버린 삶은 

삶이 아니라 단순히 요령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죠. 


삶이라는 건 때로는 

길에 대한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아서 가 볼 수 있었던 골목길, 거기서 마주하는 생명들.

평점 몇 점인지 확인하지 않아 우연히 마주하게 된 책, 영화, 콘텐츠

누구인지 몰라도 어쩌다 마주하게 되었을 때 느끼는 그런 감정들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것에 말이죠.


삶이라는 건 

자연과 사회 개별 인간 그 중점에 있지만 

많은 영역을 자연에 빚지고 있었는데 

이제 그러한 미지의 영역이 

사회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로 메워지고 있으며 

잊히고 있는 건 아닐까요.


데이터가 소음이 되지 않는 삶이라는 건 무엇일까요?

데이터를 경적으로 마주할 순 없을까요.

삶에서 필요한 데이터만 마주하는 건 어떨까요.

아주 많은 처방이 주어진 환자는 환장할 겁니다. 

필요한 것만 내 삶에서, 나로서만 필요한 그것만.. 

그런 지혜는 또 어떻게 주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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