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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종범 Jan 06. 2019

회고 강의에 대한 회고

Q&A 에 대한 정리

회사에서 PM Training 교육 과정에서 회고에 대하여 강의를 맡게 되었다. 12월 한 달 동안 4차례의 회고 강의를 진행했다. 4번의 강의에 수강생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들어준 몇 분들이 심도 있는 질문들을 해주셨다. 그리고 그에 대하여 정리를 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 일본에서 강의 후 추가 */

일본에서 회고에 대한 강의를 하였다. 이에 대한 회고도 추가 하였다.


우선 나의 강의에서 어떤 내용을 설명하는지 중요한 부분만 설명하겠다.

첫 번째는 회고의 원리에 해당하는 추론의 사다리라는 것이다.

추론의 사다리

https://www.youtube.com/watch?v=KJLqOclPqis&feature=youtu.be


두 번째는 회고를 위한 Simple Framework이다.

마지막으로 MindSet에 대한 내용이다.

강의 중간에는 사용했던 방법들 중에 보편적이고 괜찮은 방법들을 소개하였다. 사례는 워낙 많아서 무엇을 추천한다기보다 이렇게도 할 수 있다 정도의 이야기이다.


강의의 기반이 되는 자료는 이미 Slidshare를 통해 공유한 바가 있다.

https://www.slideshare.net/jbgo93/the-retrospective-handbook


강의에 대한 내용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강의 후 받았던 질문들에 대하여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PM Training 교육이라서 모두들 회고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래와 같은 질문이 나왔다.


"회고는 왜 하는 건가요?"


나는 회고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왜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회고라는 강의를 들어왔다면 회고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이를 생각해보지 않고 오는 분들이 있었다.

앞서 소개한 "추론의 사다리"와 같이 회고는 지난 일을 돌아봄으로써 경험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통찰과 믿음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원칙을 만드는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강의에서 이에 대한 답변으로는 보다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라면서 농담을 했었다. 또 틀린 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한 답변이었다. 조직적으로 보면 결국 성장하는 조직이 되기 위함이다. 이는 인간의 중대한 욕구 중의 하나이며 최초 인류부터 지금의 인류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성장을 위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 일본에서 강의 후 추가 */

일본에서 강의하면서 초반에 회고를 왜 하는지에 대한 떡밥을 던졌다. 그 떡밥은 내가 두권의 책을 썼는데 처음에는 6명의 저자와 썼고, 두번째는 4명의 저자와 썼고, 앞으로 2명 그리고 혼자서 책을 쓸 예정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이 과정에서 회고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던졌다. 실행과 회고를 통해 얼마든지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떡밥으로 던졌다. 이에 대한 피드백으로 강의를 집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강의의 질문으로 돌아오면 회고의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회고를 할 때 반드시 Action Item을 뽑아야 하나요?"

Action Item을 뽑아야 하는 것은 회고의 필수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만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개선할 사항이 안 나온다면 회고는 푸념과 감상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라면 Action Item을 뽑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매번 Action Item을 뽑을 수는 없다. 그리고 Action Item을 뽑는 게 어려워서 회고를 포기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끔은 Action Item 이 없는 회고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자칫 Action Item을 뽑는 것에 부담감을 갖는다면 제대로 된 회고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혹은 가짜 또는 너무 쉬운 Action Item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이 없게 하기 위해서 환기시키는 의미로 다른 방식의 회고를 하는 것도 괜찮다. 예를 들어 우리의 장점을 찾아보는 Appreciative Inquiry와 같은 것들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


회고를 어느 정도 진행해본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했다.

"회고를 하다 보면 Action Item 이 쌓이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업무에 바빠서 못하게 되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회고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ction Item 이 없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쌓이는 것도 문제가 되곤 한다. 생각보다 해당 질문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보았을 때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원천적으로는 불필요한 Action Item을 뽑아내는 회고에서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의 조언은 쌓여 있는 Action Item을 버리는 작업을 권장한다. 어차피 안 하고 쌓아만 둘꺼라면 그냥 과감하게 다 버리는 것을 추천한다. 일종의 실수 파티 혹은 실패 파티라는 것을 하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쌓아만 두고 안 했는지 들여다 보고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다. 이 속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엉뚱한 Action Item을 만들었는지도 볼 수 있고, 어떤 것들이 부담스러운 Action Item이었는지도 볼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Action Item을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버리는 것을 추천한다.


/* 일본에서 강의 후 추가 */

해당 질문은 거의 모든 강의에서 나왔던 것 같다. 사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계획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계획한 내용을 버리지 못하곤 한다. 어차피 하지 못할 것이라면 버리거나 비우고 새로운 계획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답변해 주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Reflection-in-Action과 Reflection-on-Action 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들을 강의 내용에 포함해 두도록 해야겠다.


"회고를 진행할 때 매우 부정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으로 인하여 종종 회고 진행이 안되거나 사람들이 불평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고에 방행가 되는 사람들의 행동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전염성이 강한 것이 부정적인 말들과 비난하는 말들이다. 너무 강력해서 전염성이 강하고 쉽게 파탄으로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이런 사람이 참여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배제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의 나의 경우는 간단한 Rule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부정적이거나 비난으로 인하여 불편한 마음이 생길 경우 이를 표현하고 발언을 중단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가볍게는 손을 들어 표시하거나 공개적으로 하고 싶지 않은 경우 메신저나 메시지를 퍼실리테이터에게 보내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표시할 경우 발언자는 발언을 중단한다는 규칙을 갖게 되고 간접적인 방식을 사용할 경우 퍼실리테이터가 중단해 주는 것으로 한다. 물론 부정적인 말이나 비난하는 말을 하는 경우 퍼실리테이터가 부드러운 말로 통역해주는 방식 등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는 전문성이 있는 퍼실리테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Rule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상호 간의 신뢰나 적절한 협력관계가 더 기반이 되어야 이런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두어야 한다.


"프로젝트 회고의 경우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더 이상 일하지 않게 되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차피 흩어져서 개선이란 것도 못하는데..."

하나의 팀이나 계속해서 함께 일하는 조직이 프로젝트 회고를 한다면 다음 프로젝트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조직이 모여서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회고를 끝으로 다시 만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회고에 대하여 비관적인 경우가 있다. 해당 질문 또한 종종 받은 질문이다. 

이런 프로젝트 회고의 경우 목적을 달리 두는 것이 맞다. 개인의 성장을 위한 회고가 되거나, 프로젝트 사례를 정리하고 공유할 목적으로 하거나, 리더나 관리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는 등 다른 목적으로 두면 된다. 흩어지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 프로젝트 진행의 개선보다는 다른 목표를 두어야 하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회고는 개선 사항을 찾는 것이다라는 것에 강박을 같은 경향이 있는데 정말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회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한다. 앞서 설명한  Appreciative Inquiry를 포함해서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Innovation Gaems이나 Fun Retrospectives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회고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도 한다.


"혹시 가정에서 회고를 해보신 적 있나요?"

당연히 가정에서도 회고를 사용한다. 특히 연말이 되면 1년에 대한 회고를 진행하고 한다. 또한 주변에 애자일을 같이 하는 분들의 경우 가족들과 주간 회고나 월간 회고, 여행 회고 등 다양한 회고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또한 칸반 보드와 같은 것을 아이들과 함께 사용해 보는 것을 추천하곤 한다. 아이들의 경우 재미있어하기도 하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제법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가정에서의 회고 중 기억나는 것은 몇 년 전의 회고인데 Action Item으로 여행과 운동을 계획하였는데 운이 좋게 다음 해에 4번의 해외여행을 했고 장시간 가족들과 운동을 유지했던 적이 있다.


질문하는 법을 잘 아는 분들은 이런 질문도 한다.


"가장 잘 되었던 회고와 가장 잘 안되었던 회고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가장 잘 되었던 회고는 어느 하나를 꼽기 힘들다. 사실 회고가 잘된 경우는 많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회고를 통해서 무엇이 개선되었고 그로 인하여 어떤 성과를 얻었는가가 중요하다. 이는 회고 진행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또한 성과라는 것은 기여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회고가 직접적으로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굳이 가장 잘 된 회고를 꼽는다고 하면 애자일 코치들의 회고가 그럴 것이다. 회고에 훈련이 잘되어 있고 개선 의지가 강하며 과감하게 자신들의 약점을 드러내고 반성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회고가 잘 된 경우를 꼽기는 힘들다. 모든 회고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가장 잘 안되었던 회고는 역시나 마인드셋이 부족한 사람들이 회고를 하는 경우이다. 특히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개선 의지가 없고 쉽게 비난하고 비평하는 리더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가 힘들었다. 이외에도 역시나 회고 참여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정말 힘들고 쓸데없는 경우가 된다. 이에 대한 사례는 딱히 소개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알 것이다. 


/* "다산의 마지막 공부" 를 읽고 추가 */

해당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회고에 대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회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할 때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넣는다면 한국 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회고 강의는 이론적인 부분과 방법론적인 설명으로 이루어져서 수강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또 실습 형태로 한다고 하여도 공통의 관심사가 없다면 이 또한 효과가 부족하다. 회고는 개인 회고에서부터 팀 회고, 프로젝트 회고 등으로 점차 확대해 가면서 직접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법론적인 부분은 쉽게 배울 수 있으나 본질적인 것은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강의는 뛰어나지 않았다.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회고를 가르친다기보다 소개하는 정도가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날의 나의 컨디션이나 수강생들의 리액션에 따라 나의 발언도 많이 달라지곤 한다. 특히 수강생들이 어떤 질문을 하냐에 따라 나도 기억하지 못한 나의 경험들을 끄집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와 같이 질문과 답변에 대한 내용을 글로 적어 본 것이다.

여기 정리한 것들이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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