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의 주간 여행 #4
이번 한 주는 연말에 맞추어 사람들을 만나고 올해를 마무리하며 동시에 새로운 해의 계획을 잡는 작업을 했다. 새로운 계획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이번주는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중에는 "자라는 토요모임"이라는 모임이 기반이 되었다.
"자라는 토요모임" 정확히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까먹없지만 맞을 것이다. 모임은 7년이나 되었기에 몇 번이고 부르던 이름이 변경되었던 것 같다. 모임의 시작은 AC2라는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애자일 코칭 관련 교육이었고 레벨 1은 듣고 효과를 느낀 사람들이 레벨 2를 듣게 되었는데 이를 복습하고자 학습 모임을 만든 게 시작점이다.
줄여서 토요모임이라고 부르는데 시작 시점에서는 학구열이 남달랐다. 7년 전이니 다들 좀 더 어렸고 열정도 있었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이태원 어느 카페에 자리를 잡고 토요일 아침이면 모여서 2~3시간 동안 학습을 했다. AC2의 주제라서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책이나 논문을 많이 읽었고 각자가 정해진 주제에 따라 별도의 실험을 했고 그에 대한 통찰을 공유하고 논의를 하였다. 이번 연말 모임을 할 때 나왔던 이야기가 어떻게 시간을 내고 열심히 했는지 놀라울 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에는 모임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나온 말이다.
초창기 몇 년은 정말로 열심히 학습을 하고 상호코칭이 이뤄지면서 열정적으로 했었다. 나도 지금 나에게 축적된 지식과 통찰을 이 모임을 통해 정리한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지식과 통찰을 축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요모임의 탐구를 바탕으로 지난 7년간 모두가 많이 성장을 했고 각자의 성취를 만들었다. 나 또한 애자일 코칭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할 무렵에서 어떤 절정기를 지나서 다음 단계를 위한 순간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 시기가 새로운 캐즘에 빠졌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내 성장할 것을 믿고 있다.
그런데 토요모임이 올해 급격하게 흔들리게 되었다. 각자가 바쁘다는 이유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관심사가 모두 달라졌다는 것이다. 7년간의 변화가 모든 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애자일 코칭을 배운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헤쳐나갈 것이다. 이것은 모임의 결속력에 근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동기에 근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장과 성취의 맛을 보았기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 12월 마지막 날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아쉽지만 단번에 원동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참석하였으나 화려하게 부활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방향을 찾은 것은 결국 각자의 목표와 계획을 공유해보자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래서 종일 구체화하지 못했던 내년의 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당연히 오늘 하루에 완성되지는 않았다. 몇 가지 방향을 찾기는 했다.
내년 계획을 잡는 시도만 지난주부터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 단번에 잡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도 했지만 하면 할수록 구체화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계획을 잡기 위한 노력을 좀 더 한 것이다. 백지장에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들을 나열해가며 낙서를 했다. 그렇게 서너 장을 채우다가 다시 한 장에 정리해 보았다. 이상적인 목표들이 만들어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뭔가 부족하다. 추상적인 목표만 잡고 구체적이지 못하다.
목표 설정에 대한 학습도 토요모임에서 했었다. SMART, EXACT, OKR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하여 학습했고 나름대로 수년간 여러 가지 실험을 했었다. 수년간의 경험으로 목표 설정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동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막연히 목표설정을 할 수 없어서 방법론에 기대는 것은 사실이다. 그중에 최근에 나에게 필요하다는 것은 Think Big, Start Samll, Move Fast라는 방법이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매해 계획을 잡고 무언가 노력하고 있었는데 꾸준히 하는 것을 보니 나는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뭔가 달성하지 못하고 매년 같은 계획은 잡고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나는 크게 목표를 잡았던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작게 수행해 나간 것이 아니라 생각이 큰 만큼 행동도 크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수개월 열심히 하다가 수개월 쉬었다가 다시 수개월 열심히 하는 등의 반복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기간의 계획을 잡은 후 그것을 작은 단위로 쪼개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애자일 했다는 사람이 정작 나의 생활에 있어서는 잘게 쪼개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렇게 오늘 하루 목표를 더 잘게 쪼개는 작업을 했다. 몇 개의 마일스톤을 잡아두었다. 그러니 나의 목표는 조금 더 방향성을 잡게 되었다.
몇 가지 목표를 잡은 것 중에 크게 잡힌 것은 Management에 대한 것이다. 올해에 Product Management를 학습하고 정리하고 있는데 이미 학습했던 Project Management에 이어서 Program Management, Portfolio Management의 학습 계획도 있지만 MBA에 대하여 학습하는 것을 추가했다. MBA를 학습한다는 것은 MBA 과정을 밟겠다는 것이 아니라 MBA는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 학습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그 이후 단계에 대한 동기가 없어서 일단 MBA 가 무엇인지 파헤쳐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Management에 대한 학습을 더 완성해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 하루 목표에 대한 구체화 작업을 생각하다 보니 잠시 들렸던 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우연히 빌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해서 조사하다 보니 또 다른 책 한 권을 찾기도 했다. MBA에 대한 학습 트랙이 자연스럽게 완성되었다. 올해는 이 두 권을 바탕으로 확장해 나가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책은 다음과 같다.
일본 최고 MBA 경영 수업, 네고로 다쓰유키 지음, 흐름 출판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사토 지에 저, 싱긋
"자라는 토요모임"은 나에게 있어서 함께 하는 도반들의 모임이다. 지난 7년과 지금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활동이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데 확실한 기반이 될 것이다. 연말 모임에서 나온 제안처럼 우리가 학습한 지 30년 후에 반드시 함께 모이자라는 말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글을 쓸 무렵에는 우리 모임에 대하여 좀 더 자랑하고 싶었는데 글재주가 부족해 그냥 손 가는 대로 글을 작성했다. 다음에 학습 모임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원동력이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작성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