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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any Mar 15. 2018

[기업분석, 현대모비스] 개요 - A/S 부품

 오늘은 어제 모듈과 핵심부품에 대한 내용에 이어서 현대모비스의 캐쉬카우 사업부인 A/S 부문에 대한 간략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제가 현대모비스를 투자하는데 가장 결정적이었던 부분은 A/S 부문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모듈과 핵심부품 관련 사업부는 물론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기대되지만 막상 숫자로 찍히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아래는 현대모비스의 17년 실적 발표 자료 중 부문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자료입니다. 매출액은 대부분 모듈 사업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막상 영업이익은 3천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물론 3천억원이라는 숫자 자체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부진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한 수치이지만, 16년의 경우를 봐도 매출액이 20% 수준에 불과한 A/S 부문보다 영업이익 수준이 적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위와 같은 격차는 두 가지 경우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모듈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시장 전반을 놓고 봐도 나빠서 상대적으로 A/S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보이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모듈 사업 부문은 시장 평균에 가까운 수치이며, A/S 부문의 수익성이 높은 경우입니다. 

 2016년을 기준으로 모듈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4.4% 수준입니다. 사실 좋은 영업이익률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 업계는 원래 영업이익률이 높은 산업군이 아닙니다. 확인해볼까요? 노가다로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일부의 16년 영업이익률을 확인해보았습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2.6%에 불과하고, 적자인 곳도 허다합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사업 부문이 특별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특성이 이익률이 박한 것입니다. 이런 산업 환경을 고려해보았을 때, 현대모비스의 4.4% 수준의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이기도 누리고 있는 '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약 2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확보한 A/S 사업 부문의 수익성은 절대적인 수준 자체도 탁월한 것입니다. 17년을 기준으로 1년에 1.7조원의 영업이익이 A/S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현대모비스의 오늘 기준 시가총액이 21.2조원입니다. 

 모듈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없다고 생각해도(사실 17년은 사실상 없었죠) 영업이익의 12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추가로 A/S 사업 부문의 경우, 기본적으로 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해당 부품을 사용하는 완성차의 판매량 자체가 급격히 추락하지 않는 이상, 큰 변동이 없는 편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어려운 2017년을 보낸 현대차그룹이지만, A/S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성장을 하였다는 점이 위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네, 여기까지 A/S 부문이 참 좋은 사업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별 의미가 없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니까요. 그러면 A/S 사업 부문의 사업 자체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원론으로 돌아와서 A/S 사업 부문의 사업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애매할 때는 공신력 있는 자료가 좋습니다. 제 생각에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는 기업의 사업보고서입니다. 현대모비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있습니다. 

네, A/S 사업 부문은 '국내외에서 운행 중인 모든 현대 기아자동차에 소요되는 보수용부품의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즉, A/S 사업 부문은 제조 뿐만 아니라 유통업의 특성이 강한 사업입니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경우처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모든 차량의 A/S부품 공급을 위임 받아 사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즉, 현대모비스가 생산하는 제품 뿐만 아니라 생산하지 않는 부품 또한 현대모비스가 각 지역의 정비업체와 고객에게 공급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현대모비스의 가장 강력한 해자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촘촘하고 효율적인 유통망과 물류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모든 차량에 대한 AS부품 공급을 담당합니다. 이말인 즉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진출한 모든 시장에 진출해서 부품을 공급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망 현황입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엄청난 수의 판매법인과 판매망이 있습니다. 당연히 이 지역들 모두에 현대모비스는 사업성 있는 수준의 품질의 A/S부품 공급을 실행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현대모비스는 탄탄한 물류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22개의 부품사업소와 5개의 물류센터, 그리고 해외 10개의 부품법인이 그 물류망에 해당합니다. 

 이런 탄탄한 물류망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동종업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부품 공급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누구나 현대모비스의 부품 검색 시스템을 통해서 해당 부품의 가격과 판매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유지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급 대비 뛰어난 옵션과 공간이라는 강점도 만만치 않지만, 수많은 품질 이슈와 불만족스러운 고객 응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대차 그룹의 제품이 국내를 비롯해 신흥국에서 탁월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차량의 가격 자체는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서 이제 크게 경쟁력이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부품 가격을 고려한 보유 기간 총 유지비용은 타 경쟁사 대비 확실히 저렴합니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강력한 해자이면서 동시에 현대자동차 그룹 전체의 강력한 해자입니다. 그리고 이런 해자를 파기 위해서 현대차 그룹은 수십년간 엄청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해자이자 경쟁력은 바로 A/S 사업 부문이 갖추고 있는 이 탁월한 공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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