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부경 깡통시장, 광안리-해운대 해수욕장, 더 베이 101
20대 후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혼자 떠나 본 여행. 그동안 뭘 하고 살았길래 이제야 혼자 떠나 보는 건지-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이런 것들은 해봤어도 혼자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 본 건 처음이었다.
여행의 목적은, 부산에서 열리는 벡스코 펫 박람회 방문이었지만 겸사겸사 부산의 관광지들도 둘러보기로 했다. 충남 논산에서 부산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무려 3시간의 여정으로 도착하고 보니, 날씨가 너무 좋은 나머지 결렸던 뒷목의 아픔은 깨끗하게 잊혔다.
부산역 앞의 광장을 지나, 바로 앞에 위치한 버스 환승터미널에서 1001번 버스를 타고 벡스코로 향했다.
유독 화창한 날씨를 마주하다 보니, 부산은 원래 이런 곳인가 싶어 한참을 감탄했었다. 하지만 후에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 들은 얘기지만, 이 날이 유독 좋은 날이었다고 한다. 그저 내가 날씨 운이 정말~ 좋았던 거다.
센텀시티에서 간단히 밀면을 먹고, 벡스코 행사장으로 향했다. 펫 박람회는 처음이라 수많은 반려인들과 반려동물, 반려 동물을 위한 갖가지 제품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예비 반려인으로서 뿌듯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건상 아직은 키울 수 없지만, 다음번엔 꼭 함께 올 수 있길 소망했다.
행사장이 크진 않았던 것 같은데, 볼거리가 꽤 많았던지라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벡스코 도착 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부산 친구와 만나 함께 관람해서 그런지, 더 오랜 시간 요목조목 관심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더이상 둘러볼게 없을 때 즈음, 박람회를 뒤로하고- 신세 지기로 부탁한 부산 친구 집에 짐을 내려놓고
버스를 타고 부평 야시장으로 이동 했다.
오늘 우리의 저녁식사를 책임 질 최고의 장소, 시장으로.
부산 사는 친구도 야시장은 처음이라,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먹거리가 많을 줄은 몰랐다고 하였다.
작은 포장마차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우리는 1인분씩 주문하여 최대한 많은 음식들을 맛보았다. 더 이상 맛보기 힘들어질 즈음 우리는 광안리로 이동하기로 했다.
최고로 날 좋은 날, 홀로 부산에 내려와- 함께 동행할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먹거리와 볼거리를 마주할 수 있음에 문득 감사함을 느꼈다. 홀로 훌쩍 떠나는 여행을 앞으로도 자주 해보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하-
광안대교의 야경을 바라보며 마셨던 라임 맥주는 너무 맛있어서 잊지 못할 것 같다. 절대로-
맥주 한잔 후 해수욕장을 거닐며, 광안대교의 야경에 푹 빠져있다가- 더 베이로 이동했다.
더 베이 101- 브런치를 먹거나, 맥주 한잔 하기 딱 좋은 곳이구나 싶었다. 이국적인 야경이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 방문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사진으로 충분히 더 베이의 모든 매력이 담겨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날 해운대 해수욕장 방문을 위해 이곳을 뒤로하고 이만 하루를 마무리했다.
서해에서는 보지 못할 푸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꼭 다시 와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출근이라는 압박감과 기차 시간으로 인해 오래 머무르진 못했지만- 해운대의 푸르른 바다와 생기 넘치는 파도의 기운을 한껏 받고 기분 좋게 작별했다.
다음번엔 태종대와 송도해수욕장도 꼭 가보리라.
안녕,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