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야만 꿈이 될 수 있을까? 목표는 무조건 높아야 할까?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생 때의 목표는 화가였습니다. 그림을 못 그리지는 않았고, 그릴 때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4학년 때까지는 줄곧 장래희망 칸에 화가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저의 장점보단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부터였습니다.
저는 채색을 못했습니다. 교내에서 열리는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서 스케치는 다른 아이들보다 잘했으나, 물감만 들어가면 기존의 스케치와 완전 다른 작품이 되었습니다. 채색한 작품을 제출하기 민망하여 개미 크기로 적힌 학번만 보이도록 뒤집어 제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색감과 표현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이 길이 아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5학년 때부터 화가라는 꿈은 장래희망 칸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5학년부터는 꿈이 없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잘해야만 꿈이 될 자격을 갖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예전에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유치원에 가서 노래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물어보면 모든 아이가 다 손을 든다고 합니다. 자신이 잘하던 못하던 노래를 뽐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사람들에게 노래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거의 다 쭈뼛거리거나 눈치만 본다고 합니다. 자신이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고 해도 그리고 할 줄 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여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입니다. 잘해야만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누가 그런 정의를 내렸을까요?
그런 생각들 때문에 여러분이 버린 꿈은 얼마나 되나요?
만약 그런 생각들이 아니었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만약 제가 꿈을 잘해야만 하는 것으로 못 박아두었다면 지금처럼 글을 쓰진 못했을 것입니다.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처럼 몇 번 적어보다가 제가 가진 단점을 보고, 또 꿈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노래를 김범수나 박효신처럼 불러야만 가수를 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노래를 김범수나 박효신처럼 부른다고 해서 가수를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곧 정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꿈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꿈입니다. 목표라는 것도 본인이 설정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다 잘할 수 없고 해 나가는 과정에서 잘해지는 것은 덤입니다. 뛰어나지 않더라도, 남들이 다 비웃더라도 내 안의 작은 서랍에 숨겨둔 꿈을 꺼내어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말 내가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웃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럽다는 이유만으로 숨겨두긴 아깝지 않습니까!
민망하지만 저의 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브런치 구독자 100명 달성하기
2. 유튜브 구독자 1만명 달성하기
3. 책 출간하기 - 1000부 판매
4. 강연 다니기 - 경제, 글쓰기
꿈은 접어놓으면 휴지통에 들어가지만, 펼쳐놓으면 언제가 달성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독자님들이 마음속에 담아두셨던 꿈들을 끄집어내어 꼭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