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투자 일기 (3편)

교사가 되고 나서의 해외투자

by 째비의 교사일기

교사가 되자마자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당연히 투자였다. 저번 해외 주식투자로 내가 가진 자본과 시간 안에서는 크게 성공을 했었기 때문에 반드시 취업을 하게 된다면 해외 주식으로 투자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받은 첫 월급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를 하기 전에 나는 크게 3가지 정도의 계획을 세웠다.


(1) 필요한 물건만을 소비하자!

알다시피 공무원의 소득은 많지 않다. 그러기에 가장 필요한 건 필요하지 않은 소비는 줄이는 것이다.

(나의 월급을 10만원 늘리기 위해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소비 10만원 줄이는 것은 단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수입을 늘리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통제가 힘든 영역이지만 소비를 줄이는 것은

욕구만 자제하면 되고 통제하기 쉬운 영역이다.)


나는 애초에 물욕이 크게는 없는 편이다. 옷도 대학교 1학년 때 입었던 옷을 버리지도 않고 잘 입고 다니고

취업 선물로 여자친구한테 받은 명품 카드지갑 말고는 명품도 없다.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도 크게 관심이 없기에 다른 사람의 소비를 따라 하고 싶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런 과시들이 눈살 찌푸려지는 경우도 많았다. 결론적으로 난 나의 분수에 맞지 않는 물질적인 소비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2) 저축률을 늘려라!

위와 유사하다.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남는 돈이 많아진다. 나는 200만원 정도의 돈을 번다고 치면 80~100만원 사이를 저축하려고 애썼다. 타지에서 자취를 해서 월세도 나가고 생활비도 빠듯했지만 미래의 내 삶을 위해서 악착같이 모았다. 그리고 높은 저축률은 나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초년생부터 300만원을 벌고 250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저축률은 15%-20%남짓이다. 나는 거의 100만원 가량의 소득이 차이가 나더라도 50%가까이 되는 높은 저축률로 소득 격차를 좁히는 것을 넘어 추월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나는 젊은 나이라고 해서 이 젊음을 즐기기 위해서 많은 돈을 허비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교사가 되었으니 1년은 돈 버린다 생각하고 놀며 맘 편하게 살라고 했지만 벌써부터 그렇게 과한 소비 습관에 길들여진다면 분명 해가 될 거라 생각했다. (늘어난 소비를 줄이는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저축은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있었는데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내 초기의 포트폴리오는

다음과 같았다.

(1) 나스닥 지수 추종 ETF - 20%

(2) 금 ETF 20% - 금 현물의 경우 사고팔 때 떼이는 게 많다고 하여 etf를 구매함.

(3) 사고 싶은 주식 - 30%

(4) 청년도약계좌 - 30% (일한 지가 얼마 안 돼서 개설이 안 됐던 걸로 기억함)

이렇게 해서 5년 정도 열심히 모아 1억을 완성하고 싶었다. 한 3~4개월 정도는 열심히 포트폴리오 대로

차곡차곡 모아갔지만 내가 사고 싶은 주식을 못 사고 다른 곳에 투자를 하니까 많은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금액을 원하는 주식을 사기로 결정했다!


사실 모두 주식을 사기로 결정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예금과 적금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다. 예금과 적금의 금리는 많아봐야 4~5% 남짓이다. 물론 안정성을 중요시 여기는 분들의 경우에는 원금 손해 없이 돈이 불어난다는 사실에 만족을 느끼실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화폐의 가치는 끊임없이 떨어지며 예금과 적금의 이자만으로는 이러한 화폐의 가치 절하와 구매력 감소를 방어해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주식을 구매하되 시장의 수익률을 (나스닥 지수) 상회해 보자라는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3) 주식 공부를 하자

나는 뭐든지 할 때 가장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궁금해했고 그것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내가 택한 첫 책은 [피터 린치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라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은 매번 흐름이 바뀌기 때문에 이전의 책들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우리가 지금까지도 공자, 맹자 등 시대를 관통하여 울림을 주는 현인들이 있듯 주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부터는 피터 린치 관련 서적을 모두 다 읽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등.. 추가로 앞으로의 미래와 관련한 공부를 하였다. 반도체 관련한 책으로 칩워, 반도체 제국의 미래 / AI 관련 슈퍼 인텔리전스, life 3.0. 이런 책들을 읽으니 확실히 미래는 어떠한 모습이겠다가 보였다.


참혹한 현실

이렇게 계획들을 나열해 보니까 엄청난 고수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진 않았다. 책을 배운 내용을 거의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이라는 것이 어려운 게 이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요소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원칙에 따라서 아무리 훌륭하고 뛰어난 주식을 매수하였더라도 멘탈이 약해서 주가창만 쳐다보고 당장의 손해를 견디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훌륭한 주식을 볼 수 있는 뛰어난 지성과 감을 갖췄더라도 더 크고 많은 수익을 보고 싶은 욕심에 급등주에 눈멀기도 한다. 나 역시 비슷했다. 책을 통해서 얻은 좋은 원칙들은 긴 기다림이 필요한데 난 당장의 수익에 눈이 멀어서 이런 원칙들을 외면했다. 그래서 2023년에는 피터린치의 원칙과 맞지도 않은 수소차 주식인 니콜라, 그저 감에 따라 투자한 코인베이스, 급등해서 구매한 중국 전기차 니오, 리 오토 등을 구매했다.. 그렇게 나의 2023년은 원칙은 지키지도 못한 채 큰 손실을 안고 마무리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투자일기(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