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란 무엇인가?

그게 먼데...

by 유정빈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시스템만 잘 작동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화면이 잘 뜨고, 온도값이 들어오고, 알람이 울리면
"잘 되네요" 한마디면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무에 들어오고 나서, 그리고 GMP 감사 준비를 시작하면서,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이었는지 깨달았다.

CSV는 그런 게 아니다.
‘작동’이 아니라 ‘입증’이다.
‘잘 되는지’가 아니라 ‘써도 되는지’에 대한 증명이다.

그 증명의 언어는 문서다.
말이 아니라, 로그가 아니라,
요구사항부터 설계, 테스트, 결과 해석까지 이어지는 문서의 흐름.


EU GMP Annex 11은 말한다.
“애플리케이션은 반드시 검증돼야 한다.”
그리고 GAMP5는 덧붙인다.
“Validation의 목적은 intended use의 입증이다.”

그 말은,

단순히 시스템이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이 시스템이 이 목적으로 쓰여도 괜찮은지’에 대한 정당화를 요구한다는 뜻이다.


근데 현실은 어떤가?
외주업체가 만든 문서에, QA는 쫓기듯 서명하고 끝.
“여기 다 적혀 있어요” 같은 말로 실사관을 속일 수 있을까?
못 속인다.

"이 테스트는 어떤 URS 항목과 연결되나요?"
"이건 설계 변경이 있었는데, 그 영향은 평가되었나요?"

이런 질문에 대답 못 하면,
그 문서는 그냥 절차 위장용 서류가 된다.
작동하는 시스템도, 불합격 처리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이 테스트는 왜 필요한가?”
“어떤 요구사항과 연결되는가?”
“그 요구는 어떤 기준을 근거로 만들어졌는가?”

그 답을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서명’이라는 행위가 책임이 된다.


이 책은 실무자의 입장에서 다시 쓴 CSV다.
절차가 아니라 맥락.
매뉴얼이 아니라 논리.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연결.

BMS와 EMS 같은 시스템을 다룰 때
무엇을 검토하고, 어디를 의심하고, 어떤 문장이 실사에서 무너지는지.
그걸 직접 문서로 보여주고, 해설해주는 실전 가이드다.


검증은 단순한 테스트가 아니다.
신뢰를 증명하는 전 과정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문서에 서명하는 그 손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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