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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빈 Aug 20. 2019

여러모로 불편하다

영화 "비스트"

"비스트"는 경찰이 어떤 한 사건의 범죄자들을 잡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스릴러 영화이다. '신기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정말 자신들의 극 중 역할에 빙의한 듯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연기로는 정말 흠잡을 때 없는 영화다.


하지만 문제점은 스토리이다. 전체적인 흐름을 이끄러 가는 메인 플롯이 있고 세부적인 캐릭터들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서브플롯들이 이 영화에는 있었다. 그러나 서브플롯들이 너무 많았다. 아니 서브플롯들이 차고 넘쳐 심지어는 메인 플롯을 흐리기까지 한다. 이 말을 정리하자면 그냥 영화 자체가 산만하다. 그러니 이렇게 훌륭한 연기가 있어도 스토리 때문에 영화에 집중을 못 하는 것이다.


또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중에 하나는 음악이었다. 장르가 장르다 보니 영화는 관객들을 긴장시키게 만들려고 용을 쓴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과했다. 촬영 구도와 연기가 주는 긴장감으로도 충분한데 거기에 음악까지 더하니 이제 영화는 긴장감이 아니라 불편함을 주고 있었다.


이 불편함의 문제점은 또 있다. 이정호 감독이 GV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감독은 영화의 연출의 한 가지로 '불친절'을 사용하였다. 이 말은 영화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고 불친절하게 조금만 보여주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냥 보는 영화가 아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화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출은 보통 영화에서 아주 잘 써 먹힌다.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하고. 하지만 "비스트"에서는 아니었다. 아까 말한 '불편함'이 영화에 관해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 이정호 감독이 GV에서 말한 관객들의 추측도 모르겠고 스토리가 워낙 '불친절'하니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어떻게 GV까지 다 듣고 나서야 스토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나.


"비스트"는 여러모로 정말 아쉬운 영화다. 차라리 한 사건을 중점으로 두고 스토리를 짰으면 좋았겠고 그 음악들도 조금만 줄였으면 오랜만에 걸작이 나왔을 것 같다. 근데 웬걸 영화는 그러지 않았고 나를 불편하게까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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