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영화는 올해 초 개봉 계획이 나왔을 때부터 상당한 기대를 했던 영화들 중 하나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마이클 섀넌이라니. 주연급 배우들이 4명이나 나오면서 토마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의 '전류 전쟁'을 다룬다니. 기대를 하지 않으래야 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그러나 원래 3월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는 6월로 미루어지고, 또 한 번 연기가 되어 8월 개봉으로 결정이 되었다. 또 재촬영이 있었어서 영화 번역을 담당한 황석희 번역가가 똑같은 영화를 2번씩이나 번역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나온 영화이니 만큼, 국내외 혹평이 즐비해도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커런트 워"는 1880년대에 있었던 토마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의 '전류 전쟁'에 대해 보여준다. 영화의 원제인 "The Current War"에서 'Current'는 전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가 보여주는 시간대에서는 웨스팅하우스는 교류(Alternating Current, A/C)를, 에디슨은 직류(Direct Current, D/C)를 사용하는 전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영화는 이 '전류 전쟁'의 역사를 찬찬히 훑으면서 이 전쟁에 관련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에디슨에게만 집중하도록 만들지도 않고, 웨스팅하우스에게만 집중하도록 만들지 않으면서, 니콜라 테슬라의 이야기까지도 잘 담아주었다. 특히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이 3명의 캐릭터들의 관계와 갈등의 표현 방법이다. 물론 그들의 대화로도 보여주지만, 카메라 앵글이나 전구의 색깔과 같은 기교와 연출로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게 해 준다.
그러나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은 연출에 있다. 뚝뚝 끊기는 연출은 관객들의 몰입도 뚝뚝 끊기게 만든다. 영화 중간에 배경 음악이 끊기고 다른 이야기로 갑자기 넘어가는 장면들은 재편집의 한계이다. 뭐가 원본이고 뭐가 재활 영본 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어느 부분에서 바뀌었는지는 눈에 띈다. 또한 뼈대 없는 메인 플롯도 문제이다. '교류 전기가 좋아!', '아니야, 교류는 위험하다고!'의 연속이다. 이 패턴은 몇 번이고 반복되고 플롯은 억지스러운 아이러니만 추구하려고 한다. 결국 플롯은 산만해지고 집중을 하지 못하게 한다.
"커런트 워"는 영화로 다루기 아주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토마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에 니콜라 테슬라까지.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우리의 삶의 한 획을 그은 일을 영화는 보여주지만, 별로 중요하게 보이지 않고 애들 장난으로 보이게 하는 아이러니는 참 희한하다.
토마스 에디슨은 영화 상영기와 촬영기의 기초를 세운 사람이다. 에디슨 덕분에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일은 예전에도 알았지만, 영화가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 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