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단 반복을 택한 이야기

영화 "날씨의 아이"

by 조성빈

"날씨의 아이"는 흐린 날씨를 맑게 만들 수 있는 '맑음 소녀'와 좁은 섬이 답답해 도쿄로 가출한 한 소년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최대의 장점은 비주얼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놀라운 작화. 사실 이 부분은 감독의 전작들에서도 두드러졌던 부분이다. 이 영화에서도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아름다웠고, 특히 비가 오는 도쿄 시내를 묘사한 것이 정말 좋았다. 예고편이나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비 때문에 묘하게 퍼져나가는 시내의 간판들과 빛들은 영화의 분위기까지 만들어 주었다. IMAX관에서 관람하였다면 더욱 이 영화의 작화를 몸소 느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노래들도 좋았다. 전작과 같이 RADWHIPS가 OST에 참여하였다.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는 몇몇 부분이 영화의 흐름을 끊기는 하였지만, 노래 자체는 정말 좋다. 아마 "너의 이름은." 노래들처럼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삭제 안 될 것이다.


스토리는 많이 아쉬웠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발전시키려고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캐릭터들은 발전하지 않는다. 아님 발전할 수가 없다. 그들의 감정들은 해소되거나 변화되지 않고, 계속 머물러만 있어 보는데 답답하게 만들기도 한다. 분명 사랑 이야기인데, 감정의 발전이 크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너무 익숙했다. "너의 이름은."의 이야기와 진행 방식을 따온 듯한 느낌이었다. 전작과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틀은 아주 비슷하다. 어딜 벗어나 도쿄로 나가고, 소년과 소녀는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지만, 어떻게든 그들의 사랑을 이루려는 주인공들의 희생과 노력. 이 패턴은 이 영화에서도 적용되었고, 감독은 변화보단 반복을 택하였다. 전작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개연성도 이 영화에도 역시 부족하고, 결국은 '사랑 이야기'가 돼버린 다는 점도 이 영화에 들어맞는다.


필자는 이 영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 중 하나이다. 그만큼 나의 기대도 커졌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들어왔던 것일 수도 있다. 영화는 재밌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이 영화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당연히 관람을 추천할 것이다. 다만 "너의 이름은."을 선호하지 않았던 사람이면, 나는 관람을 반대할 것이다. 서술했듯이, 신카이 마코토와 영화는 변화보단 반복을 선택하였고, 이 영화는 '새로움'보단 '익숙함'의 재미를 추구하니.


운이 좋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무대인사가 있는 상영 회차에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있던 상영관의 많은 분들이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주셔서 귀중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전작의 캐릭터들이 등장한 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니 집중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예쁜 작화들도 보시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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