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안 좋은 개살구

영화 "캣츠"

by 조성빈

나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뮤지컬 영화지만. 나는 뮤지컬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매력이 너무 좋다. 여러 명의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로써 표현하고, 그런 노래들이 함께 모여 영화의 스토리를 진행해나가고 좋은 메시지를 던져주는 그런 영화. 예를 들면 "위대한 쇼맨"이 있겠다. 개인적으로 "위대한 쇼맨"을 매우 좋아한다. 영화를 잘 만들기도 하였고. 그러나 로튼 토마토나 다른 영화 평점 사이트들을 돌아보니, 그렇게 평이 좋은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그것의 이유는 영화의 주인공인 P.T. 바넘이 프릭 쇼를 일삼은 사기꾼이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쇼맨"은 그 부분은 짚고 넘어가긴 하지만, 그를 미화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그 부분이 영화 평가의 큰 부분으로 작용이 된 것이고. 그러나 관객들의 생각은 달랐다. 영화는 흥행했으면 영화의 OST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는 재미있었고, 관객들에게 행복함과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영화의 본전은 했다고 본다. 그것이 영화의 본 목적이고, 이런 문화가 만들어진 이유이니.


이런 패턴이 나는 영화 "캣츠"에도 이어질 줄만 알았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건 올해 10월쯤이었었다. 기사로 이 영화가 개봉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나는 이 영화에 큰 기대를 걸었다. 유명하고 인기 있는 뮤지컬들 중 하나인 "캣츠"가 영화화된다니. 이러한 큰 기대를 가지고 영화의 개봉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영화가 개봉하기 전 로튼 토마토 지수를 보니 토마토는 '펑' 터져있었다. 그것도 아주 낮은 평가와 함께. 평을 읽어보니 장관이었다. 굳이 로튼 토마토가 아니어도 다른 평론가들의 리뷰를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영화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많은 평을 다 읽어보고 난 후, 나는 상술한 "위대한 쇼맨"을 떠올리며, 이 영화도 관객에서 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고 흥행하겠지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나는 아주 어리석은 바보였다.


"캣츠"는 T. S. 엘리엇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이다. 뮤지컬 "캣츠"의 영화화 버전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영화는 고양이들의 노래들로 구성돼있고, 스토리텔링이라고는 1도 없다. 노래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냐 물어보면, 전혀-그 노래들은 아무것도 안 한다. 그 노래들의 역할은 분위기 조성, 스토리 진행도 아니고 그저 그 많은 고양이들의 자기소개용이다. 그리고 노래들은 꽤 많다.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스토리와 노래들은 영화를 혼잡하게 만들고, 중간중간에 있는 좋은 노래들에게 집중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탄탄한 것도 아니다. 노래를 그나마 집중해서 잘 들어보고 가사를 읽어보면, 진짜 고양이 자기소개하고 자랑하고 끝이다. 원래 뮤지컬이 그런 스토리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스토리면 그냥 영화화 안 하는 것이 낫다. 노래들로 던져진 여러 가지 서브플롯들 - 심지어 메인 플롯이랄 것도 없다 - 은 영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다른 가장 큰 문제점은 CG이다. 예고편이나 포스터들에서 봤다시피, 고양이에 사람의 몸이 '이식'되어 있는 모습이다. 상상만 해도 뭔가 어색할 것 같은데, 이걸 실사화로 만든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어려운 걸 해내지 못한다. '불쾌한 골짜기'라고 하는 현상이 있다. 무언가가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 현상을 정조준하다는 듯이, CG처리를 정말 어설프게 하였다. 그나마 자주 보이는 고양이들은 처리가 잘 된 느낌이지만, 서브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차마 말을 할 수가 없다. 특히 영화의 특정 부분에서는 CG처리가 거의 안된 캐릭터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은 정말 불쾌하고 어색하다. 누가 봐도 급하게 급하게 만든 티가 난다. 그냥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OST은 괜찮은 편이다. 뮤지컬에 있던 노래들을 옮겨왔고, 특히 "Memory"은 여운이 그나마 있는 편이었다. 그런 스토리와 CG에서 그 정도 했다는 게 대단하지만. 영화는 자신의 하나 있는 장점을 저렇게 묻어버리니, 아쉬울 따름이다.


"캣츠"는 내가 올해 처음 말해보는 '절대 보지 마세요' 영화이다. 장난하는 거 아니다. 절대 보지 마시기 바란다. 이 영화 볼 시간에 "나이브스 아웃"이나 "포드 V 페라리"를 보시는 게 더 의미 있는 일이다. 더 어이없는 거는 예고편과 포스터들에는 "레미제라블"이나 "위대한 쇼맨"을 이을 위대한 뮤지컬 영화라고 홍보하고 있다. 뭔 소리냐. 이 영화는 빛도 안 좋은 개살구다. 이 영화는,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본 목적인, 행복이나 즐거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불쾌감을 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이 영화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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