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me Somang
1장 – 소망이라는 이름
첫 아이는 여섯 달을 넘기지 못했다. 태명은 ‘축복’. 의사도, 엄마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이유였다.
엄마는 병원 창밖을 보며 말했다. “이 아이는 꼭 다시 올 거야.” 그 말이 주문처럼 들렸다.
그리고 1년 반 뒤,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예정일보다 열흘 빨랐고, 초겨울의 찬 공기가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새벽이었다.
“이소망.”
작명소에서 받아온 이름이었다. ‘간절히 바라면 닿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부모는 그 말에 힘을 주었다.
태어난 아이는 작고 조용했다. 기침 한 번 크게 하지 않았고, 밤잠도 비교적 편했다.
엄마는 그 조용함이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얘는 생각이 많은 아인가 봐"라고 웃었다. 그럴 수도 있었다. 그땐 아직, 느림이라는 말을 몰랐으니까.
소망은 네 살 무렵까지 말이 거의 없었다. "엄마"는 빨랐지만, "왜요?"는 늦었다. 문장을 만들기보다 눈으로 먼저 대답했다.
처음 병원을 찾은 건 다섯 살 때였다. 말수가 적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한다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권했다.
의사는 한참 동안 소망을 관찰한 뒤 간단하게 말했다.
“발달은 정상이지만, 느립니다. 인지 처리 속도가 전체적으로 낮고, 언어 표현이 특히 늦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 아이는 좀 느린 아이예요.”
그 말에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고, 아빠는 고개를 돌렸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밖은 비가 오고 있었다. 소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느리다’는 게, 나쁜 말일까.
그날 이후, 집에는 조용한 긴장감이 생겼다.
엄마는 더 자주 소망의 손을 잡고 외출했다. 언어치료센터, 감각통합 치료실, 교구 수업, 인지검사, 특화 학원. 곳곳의 이름표들은 다 비슷했고, 아이보다 부모의 목소리가 더 컸다.
소망은 여전히 웃었고, 잘 울었고, 자기 방 창문 너머를 오래 바라보곤 했다.
‘축복’이라는 태명은,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항상 집 안 어딘가에 있었다.
엄마는 가끔 소망을 안고 나서 문득 잠든 아이의 등을 쓸며 “그래도 네가 와줘서 다행이야”라고 말했다.
그 말은 따뜻했지만, 어딘가 슬펐다.
소망은 그 말이 누구를 향해 하는 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