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ing Over as Me in a New Place
새 학기의 첫날, 소망은 국제학교의 문을 천천히 밀었다. 복도 끝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은 생소한 억양이었고, 교실 문 너머의 풍경도 익숙하지 않았다. 그 낯섦이 처음엔 어깨를 움츠러들게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누구도 다그치지 않았다. 수업 첫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소망의 차례가 왔을 때,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멈췄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한마디는 교실의 공기를 다르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기다려주는 느낌. 그건 이전 학교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소망은 영어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 말투와 제스처에서 진심이 전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의 느린 말은 처음으로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같은 반 아이들이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너 그림 좋아해?” “이번 워크숍 같이 갈래?” 그렇게 조심스러운 연결들이 생겨났다. 소망은 아직도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그 기다림을 지루해하는 아이는 없었다.
쉬는 시간, 창가에서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소망에게 한 친구가 다가왔다.
“넌, 조용해서 좋아. 너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그 말은 소망을 멍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편안함'으로 느껴진다는 건 처음이었다.
밤이 되어 기숙사 방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며, 소망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