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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배 Jun 07. 2020

학습 부진 유형을 살펴봐요

공부한다고 방에 들어간 아이는 서너 시간을 꼼짝도 안 하고 자기 방에 앉아 있다. 너무 오랫동안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간식을 챙겨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똑똑, 간식 챙겨 왔는데 들어가도 되니?" 아이의 허락을 받고 방으로 들어가니 아이는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간식을 두고 돌아서며 엄마는 안심이 되었는지 다음 시험 결과를 미리 예상하며 웃음끼 띤 얼굴로 다시 거실로 나왔다. 


"우리 아들 요즘 공부에 빠졌어. 시험 때 저렇게 공부한 적이 없는데 몇 시간째 제 방에서 공부하고 있네" 엄마는 여기저기 전화를 걸면서 공부하는 아들 자랑이 한창이다. 며칠 동안 학교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는 시험을 앞두고 아이는 공부에 열중했다.


시험 당일 아침...

"아들아 열심히 했으니 좋은 결과 있을 거야. 시험 잘 보고 와라.


3일간의 시험이 끝나고 아이는 다시 좌절감에 빠져든다. 엄마도 아이의 성적을 보면서 '아니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지난번보다 더 떨어진 거야"라며 가슴을 치며 울분을 토해낸다. 아이는 더 힘드고 괴로울 것이다.


학습 부진한 이유도 다양하게 많이 있다.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주변 환경도 다르다 보니 학습이 부진한 이유도 다를 수밖에 없다. 위 사례는 필자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필자는 정말 공부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그 공부가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었다. 그때마다 실망하기보다는 "다시 하면 언젠가는 빛을 얻을 거야"라는 희망을 가지고 노력의 끈을 놓지 않았었다. 어머니 또한 내 공부에 대해 별말씀 없이 지켜보며 응원해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 방법을 몰랐고 조용하지만 내 머릿속은 산만하고 공상 속에 살았던 것 같다. 행동이 조용하니 머릿속도 당연히 조용하고 집중도 잘할 것 같지만 실제 청소년 시절 필자의 머릿속은 공상 속에 또는 집중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세상 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학습 부진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해봤다. 


1. 공부할 동기를 찾지 못하는 경우이다.

"선생님 진로 목표가 없어서 공부를 할 수가 없어요. 목표가 있어야 공부를 할 텐데 어떻게 하죠." 많은 아이들이 동기가 없다 보니 공부할 의욕을 상실하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또는 공부 안 해도 부모님의 경제적 부에 편승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꿈을 만들어가고 자신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 독서도 있고 실제적 체험도 중요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여행도 도움이 될 것이다.



2. 타인 앞에만 서면 두렵고 위축되는 경우이다.


수업 시간에 자발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지만 시켜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말을 해서 틀리면 어떡하지", "알지만 그냥 있자" 등등 자신감 있게 발표하지 못하고 위축되다 보면 두려움이 앞서고 그런 불안 자체가 학습 활동하는데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필자는 수업 중 평소에 조용히 수업을 듣는 아이 또는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 중심으로 질문을 한다. "모르겠는데요." "생각할 수 없어요" 등등의 온갖 핑계를 대면서 필자의 질문을 회피한다. "그냥 하고 싶은 말 해도 돼. 선생님 질문에 떠오른 첫 단어를 말해도 된다."라고 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몇 마디 한다.   

적극적이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성적도 우수하다. 항상 자신감을 키우는 활동을 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높여줘야 한다.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이 낮은 이유는 어려서부터의 환경에서 찾을 수도 있다.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은 얼마든지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공상과 상상만 하는 아이들...


정말 틈만 나면 공상과 상상 속에 빠졌다. 책을 한 두줄 읽다 보면 다른 생각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몰입력이 낮았었다. 공상과 상상만 했지 제대로 된 공부는 하지 않은 아이들은 성적이 좋을 일이 없다. 상상 속에서 생각만 즐길 뿐이지 구체적인 학습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눈은 책을 보고 있는데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 생각 저 생각 등 많은 생각들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눈 따로 생각 따로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은 집중력을 키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운동이나 독서활동이 좋은 것 같다. 운동은 집중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또한 매일매일 하는 독서 활동과 독서 후 글쓰기 활동은 집중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족보만 찾아 헤매는 경우

    

한때는 학교별 시험 족보 찾는 사이트가 있었다. 시험 범위에 대해 체계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족보를 찾고 기출문제를 찾으면서 그것만 달달 암기한다. 당연히 시험 성적이 좋게 나올 일이 없다. 또는, 학원에서 알려주는 문제와 답만 달달 외워서 시험성적이 잘 나올 수도 있지만 그 성적이 본인의 학습 능력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러한 아이들도 공부에 대한 동기가 필요하다. 공부가 시험 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이들이 인식해야 한다. 시험만 끝나면 공부했던 내용들이 모두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는 경우다. 도대체 무얼 배운 거지.. 알 수 없다. 왜냐면 시험공부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는 꾸준하게 아이와 대화도 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도 같이 찾아보고 삶의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



5.  부모님과 선생님이 미워서 공부 안 할래요.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갈등,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갈등 속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집중할 수 없다. 엄마 때문에 선생님 때문에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들도 있다. 사춘기 접어드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시기까지 특히 많이 나타나는 특징들이다. 

이 기간에는 친구들밖에 자신을 믿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믿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아이들이 잔소리로 느끼는 순간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되어 버린다. 


 


아이들에게는 매 순간이 새로운 세상이다. 어른들이야 이미 살아온 시절이지만 아이들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 속에서 살아야 하는 스트레스 속에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것 해라, 딴생각 말고 공부나 해라, 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왜 성적은 이모양이니 등등하는 말들은 아이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2주 온라인 수업, 그리고 1주일 등교 수업으로 대부분 학교들이 1학기에는 진행되는 것 같다. 온라인과 등교 수업에서 아이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부정적인 언어보다는 긍정적인 언어로 아이들의 불안한 감정을 보듬어 준다면 아이들은 왜 공부하는가를 찾아서 스스로 학습하게 된다. 


                                           2020.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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