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원배 Jul 14. 2020

글을 쓴다는 것.

진로 독서 워크북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진로독서 관련 도서를 출판하기 위해 집필에 참여 요청을 받고 합정역에 있는 출판사로 서너 번 회의에 참석했다.  진로교사 부전공 연수를 끝내고 진로교사로 현장에서 몇 년째 하다 보니 글을 써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욕망도 작용해서 참여를 시작했다.


처음 만난 출판사의 분위기와 회의에 참여할수록 주제에 맞는 글을 쓰기 위한 회의들이 어색하고 뭔가 어울릴 수 없는 나에게는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회의가 진행될수록 아이디어는 나오질 않고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전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를 않는다. 


회의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면서 고민이 됐다. 내가 진로독서 집필에 계속 참여해야 되는가.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고 책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저는 진로독서 집필에서 빠지겠습니다."

결국 나는 공저 집필에서 빠지게 됐다. 대중에게 읽히는 책인데 나 스스로도 어떻게 집필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참여할 수가 없었다. 


역시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여기서 글쓰기를 이대로 포기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인터넷, 서점을 찾아다니면서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매일 독서하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대에 세 행복을 가져다주는 책은 없다. 그러나 책은 은밀하게 그대를 그대 자신 속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매일 독서하면서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한 문장이라도 매일 조금씩 읽기를 결심하라 하루 15분씩 시간을 내면 연말에는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호러스 맨이 한 말이다.

읽고, 베껴 쓰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작업들을 매일 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맘속에 다가오는 글들은 노트에 필사도 하기 시작했다.


'1000권을 읽으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다. 천부적인 재능보다 단기간에 걸친 엄청난 양의 독서가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양이 질을 압도하고, 이끌고 창출한다. 양이 넘쳐야 질을 생각할 수 있다. 가장 훌륭한 작품은 오로지 한 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작품을 만들다 보면 최고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또한 수많은 작품의 시행착오가 반영된 것이 최고의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고 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독이다. 재능에 자신이 없으면 양으로 승부하라'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나오는 글이다.


글 쓰는 재능이 부족했던 나는 양으로 승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독서와 필사는 나의 습관이 되어 버렸다. 


목적을 가지고 읽었던 책들이 나의 재산이 됐다. 구매해서 읽은 책들은 차곡차곡 책꽂이를 채워나갔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이미 변하고 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삶을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그리고 내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오늘도 강의자료를 만들다 말고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가 들어오는 소리에 잠시 생각을 멈추고 아이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이 새벽을 즐기고 있다.


                                 2020. 07. 14..................            

작가의 이전글 미래 일자리 환경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