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의 완주를 돕는 페이스메이커 같은 책
3월 11일 내 첫 책인 『마라톤 워커-길게 보는 직장인의 슬기로운 커리어 달리기』가 출간되었다.
브런치에서 글을 한창 부지런히 썼던 때 '북이오'에서 전자책 출간을 전제로 한 연재 제안을 했고, 브런치 글을 중심으로 일곱 달 동안 북이오 채널인 '프리즘'에서 연재했다. 연재 후 북이오팀의 에디팅이 시작되었고 석 달 후 가슴 설레는 내 첫 책이 세상에 나왔다.
재미있는 사실은 전자책에 실린 서른두 개 글 모두 브런치에서 발행한 글이 원본이라는 것이다. 책 출간 경험이 없던 나로서는 브런치에 글이 있는데 그걸 발전시켜 책으로 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달랐다. 그것이 책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라톤 워커의 목차를 살펴보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의 다섯 개의 챕터가 있고 마라톤이라는 책 콘셉트에 맞게 적절한 글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브런치 글 하나의 감동도 좋지만 직장 생활이라는 마라톤을 생각하며 순서대로 읽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다른 감동이다. 나 역시 일교, 이교, 삼교를 거치면서 수 없이 많이 읽었는데 특히 일교 때 검토하면서 스스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딱 책 에디팅에 들어맞는다.
글은 논리적이면서 동시에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예전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글 서두에는 '아'했다가 말미에는 '어'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아무리 읽어도 무슨 뜻인지 헷갈리는 글도 있다. 하나의 글이라면 맥락상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책에 담긴 글은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에 독자를 헷갈리게 하면 안 된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보완했다. 그와 동시에 작가로서 원본 글을 썼을 때 가졌던 감정이 퇴색되지 않고자 애썼다. 이것이 삼교까지 거치면서 제가 중점적으로 살폈던 부분이다.
북이오에서 에디팅을 담당해준 조나리 에디터님이 책 출간 소식을 전하는 페이지에 너무도 감동적인 소개글을 써주셨다.
남녀노소 직급고하를 막론하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을 달고 삽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데다, 겨우 적응했다 싶으면 얼른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 등 떠미는 곳이 직장이니까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거나 영영 도태될까 봐 걱정스럽지요.
하지만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Mark 작가의 말에 따르면 직장 생활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거든요. 마라톤에서는 지금 제일 빨리 달리는 사람이 우승하리란 법이 없습니다. 1등 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종목이고요.
『마라톤 워커 - 길게 보는 직장인의 슬기로운 커리어 달리기』는 직장 생활의 완주를 돕는 페이스메이커 같은 책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부터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면접 및 실무 스킬, 리더십에 대한 태도와 은퇴를 준비하는 마음까지 직장인의 42.195km를 아우르는 조언으로 가득하지요.
저자는 2005년부터 17년 동안 국내 대기업, 외국계 회사, 스타트업을 거치며 언론 담당, 전략기획 컨설팅, 데이터 분석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신입사원부터 중간 관리자, 임원까지 직장 내 포지션도 두루 겪어 보았고요. 회사의 규모나 직급,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고도 세밀한 조언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오늘은 또 무슨 실수를 저질러 욕을 먹을까 아침에 눈 뜨는 게 두려운 신입사원 여러분, 나보다 실력 좋은 팀원에게 꼰대 소리 들을까 걱정되는 팀장님들 모두 『마라톤 워커』와 함께 달려 보세요. 부상을 최소화하는 달리기 자세는 무언지, 내 페이스대로 즐겁게 달리려면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고민하다 보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직장인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출간 후 활동하는 커뮤니티, 회사 슬랙 채널, 개인 SNS 등을 통해 소식을 알렸고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판매가 이뤄졌다. 전자책 한 권에 3000원인 탓에 어지간히 팔아 가지고는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고마운 건 내 첫 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가장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은 대상은 다름 아닌 브런치 구독자분들이다. 이 분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글을 썼고 그 결실이 바로 이 책이다.
최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열흘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처음 며칠은 어지럼 증상, 고열, 기침 등으로 딸아이 방에서 격리 생활을 하며 밤낮으로 잠만 잤다. 다행히 먹는 것에는 지장이 없었고 미각과 후각도 거의 정상이었다. 작년 말부터 합류한 스타트업이 미국과 한국 등에 직원들이 분산되어 있다 보니 밤낮으로 일을 하는 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순간 감염됐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었다.
구독자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저처럼 홍역을 치르신 분들은 후유증 없이 일상을 잘 회복하시길. 그리고 올 한 해 좋은 글 많이 읽으시고, 쓰시고,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