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꿈을 꾸지 않는 나에게
침대에 누워 있는데 화장대에 앉아 있던 아내가 갑자기 내 휴대폰을 들어 보여준다. 휴대폰 갤러리 화면이 보였고, 내가 캡처해둔 '브런치가 추천하는 글'에 선정된 내 글들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썼던 글 중에 5개가 브런치, DAUM, KAKAO 메인에 올랐고 그때마다 난 신기한 마음에 꼼꼼하게 캡처해두었다.
그런데 아내가 보여준 캡처 화면 중 하나는 발행했던 글이 아니었다. 머그컵에 관한 지극히 감성적인 글이었고 눈물이 나는 글이었다. 휴대폰을 들어 보여주던 아내는 '자기 요즘 너무 감성적인 거 아니야?'라며 걱정하는 말을 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아내가 보여주는 캡처 화면에 있는 사진을 봤다. 머그컵이 가득한 사진이었다. 나는 머그컵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잠에서 깼다.
세상에 꿈이었다니...
사실 난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 막내딸이 꿈을 꾸고 나면 '아빠는 어떤 꿈꿨어?'라고 묻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잠을 푹 자서 꿈을 기억 못 해'라고 답한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실감 나는 꿈을 꿨는데 그것이 브런치라니 기분이 묘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조금 넘었다. 나는 서둘러 휴대폰을 찾아 브런치 앱을 열었다. 그리고 '글쓰기'를 클릭해 방금 꾼 꿈의 내용을 재빨리 적어 저장했다. 그러고 나서는 부엌으로 가서 찬장이 쌓인 머그컵을 바라봤다. 세어보니 이렇게 저렇게 선물 받고 구입한 것까지 스무 개가 넘는 머그컵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머그컵도 좋아하게 된 경우다.
대체 머그컵을 소재로 어떤 글을 썼던 걸까?
꿈에서 이것까지 확인했었야 했는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컴퓨터를 켜고 저장해둔 꿈의 내용을 정리해본다.
Thanks to 브런치
브런치에 고맙다. 일상의 매 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게 되었다. 그 순간의 의미를 찾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하게 한다. 물론 생각을 정리해 단어를 통해 글로 표현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도 치열한 그 과정을 즐기는 이유는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 코로나 19로 인해 밖이 시끄러워 안을 들여다보지 못했는데, 글을 쓰면서 침착하게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다.
조촐한 내 글이 한 사람에게라도 따뜻함과 위로, 그리고 힘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