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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화 Sep 21. 2018

범생이 탈출 대작전 3단계 : 게임의 법칙을 바꿔라

범생이탈출대작전


범생이를 탈출하는 것은 어떤 공간이나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는 것과는 다르다. 도시 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그만뒀다고 해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했다고 해서 바로 자유인이 되는 게 아니다. 탈출 이후에 새 판을 짜지 못하면 그가 시도한 것은 도망에 그칠 뿐이다. 도망쳐 간 곳에 낙원은 없다고 했던가. 자신이 속한 곳이 어디든 발 딛은 곳을 낙원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1. 플랫폼을 다시 짜라


어떤 사람이 지금까지의 삶에 환멸을 느끼고 탈출을 결심했다고 치자. 그는 학교나 직장을 그만둘 수도, 이전과는 다르게 거칠고 화통하게 성격을 바꿀 수도 있다. 그 이후의 삶이 동화처럼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삶은 어떤 결심 이후에도 바람 잘 날 없는 나뭇 가지처럼 계속 흔들리고 휘청인다. 특히 ‘오래 오래 행복’할 수 없는 이유가 뭐냐면, ‘행복’의 정의 자체가 불분명 하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당신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행복에 대한 자신의 정의가 소위 말하는 대로 ‘등 따시고 배부른 것’이라면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러한가? ‘가족이 곧 행복’이라고 당연한 듯 말하는 사람은 24시간 가족과 부대끼는 게 정말 행복한가? 사실 대개는 무엇이 자신에게 행복인지 잘 모른다.


성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사는 모습이 당신에게 성공인가? 많은 사람들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돈이 있는 것’이라고 답을 한다. 그럼 그 정도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가? 임원이 되는 것? 외제차를 모는 것? 빚이 없는 것? 100억 정도 있는 것? 그 정의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사실 우리는 ‘행복과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오래도록 지독하게 학습되었기 때문에 이미 입력된 것으로부터 자유롭기가 어렵다. 행복은 새 아파트 같은 좋은 집에서 가족과 오손도손 웃고, 좋은 차를 타고 캠핑을 가거나 해외여행을 가서 아이들이 ‘우리 아빠/엄마 최고’를 외치는 것. 혹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건물주나 투자자가 되어서 아무 스트레스 안 받고 풍족하게 사는 것. 그 정도가 우리 사회의 행복과 성공이다. ‘너무 뻔한 것 아닌가?’ 싶어도 그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난 행복을 상상할 수가 없어서 조금씩 그에 가깝게 움직여 가려고 애쓰고 용쓰고 사는 게 우리들이다.


그러므로 범생이 탈출을 계획하는 당신은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과 성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면서 엉겁결에 정의 내린 것과 범생이 탈출 이후의 삶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 사이의 괴리 때문에 당신은 심각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어떤 이에게 행복이란 여러 사람 속에 섞여서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 받으며 사는 건데 별안간 혼자 일하는 환경 속에 들어가버리면 얼마 못가서 우울이 찾아온다. 자신은 남 부럽지 않게 사는 게 중요한데 대기업에서 치이는 게 힘들어서 작은 스타트업으로 옮기면 조만간 자신이 무슨 선택을 한 것인지 혼란이 찾아온다.





사는 게 고통이라고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의 때문에 고통 받는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성공이란 무엇인가? 자유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런 빅퀘스천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자유인 세계의 플랫폼을 새로 짜는 일이다.



2. 룰을 다시 셋팅하라



범생이를 탈출해서 자유인으로 사는 것을 새로운 게임이라고 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그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룰을 자신이 정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자는 것이다. 새 플랫폼에서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는데 그 승부가 범생이 시대의 룰에서 결정난다면 할 맛이 나겠는가.


범생이 세계의 승부란 이런 것이다. 더 많이 버는 것, 더 인정 받는 것, 더 높은 지위를 갖고 더 유명해지는 것, 남들보다 한 발이라도 더 앞서는 것이 그 세계의 룰이다. 많이들 해봐서 알겠지만 그 게임은 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도저히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는 게임이다. 나보다 잘 나고, 많이 가진 사람은 어디를 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아이언맨 수준의 능력과 부를 가지면 끝판왕에 이르렀다 말할 수 있을지도.


인생을 더 즐겁고 멋지게 살기 위한 자신만의 게임을 하러 범생이를 탈출 했으니, 이제는 이길 수 있는 룰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시험을 그만 치러야 한다. 삶의 모든 국면을 시험으로 만들어 놓고, 누가 나를 평가하는지, 그 사람에게 잘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시험에서 몇 점을 받고 얼마나 남보다 올라갈 수 있을지로 게임을 만들면 백전백패다. 어쩌다 간신히 이기는 날이 있어도 항상 기진맥진하여 엥꼬 상태의 게이지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게임의 승부가 타인의 승인이나 인정, 경쟁에서의 승리로 귀결 되지 않게 룰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게임을 외부 세계와 대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세계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만들면 어떨까. 미국의 유명 농구 감독 존 우든에게 성공은 ‘마음의 평안’이다. 그 평안이란 호수 같은 평화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와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에서 오는 것이라 한다.


자포스 CEO인 토니 셰이는 자신의 가치관을 따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업의 브랜드도 핵심 가치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그는 믿는다. 영화 배우이자 시인인 마야 안젤루에게 성공은 ‘자기 자신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에게 성공은 ‘실패 속에서도 의욕을 잃지 않고 계속 걷는 것’,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에게 성공은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이렇듯 내적인 자기 만족에 게임의 룰이 셋팅 되어 있으면, 자기가 게임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 어디에 에너지를 써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 외부 세계에서의 성공도 찾아올 수 있겠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결과일 뿐 진정한 승리는 그 사람만이 아는 것이다.





이건 ‘헬조선에서 노오오오력 하며 살자’거나, ‘먹고 살기 힘드니 정신승리라도 하자’ 결코 이런 뜻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살자는 것이다.  



3. 게임의 필살기를 개발하라



범생이로 살아온 당신의 주무기는 아마도 머리일 것이다. 무엇이 이득이고 손해인지, 뭐가 옳고 그른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뭘 준비해야 하는지 재고 따지고 살피고 분석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려고 애를 써왔을 것이다.


범생이가 행복하지 않은 것은 그의 이성이나 판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재고 따져서 삶을 소풍처럼 즐기지 못하고 계속 시험 보듯이 살기 때문에 힘든 것이다.


새롭게 펼쳐질 게임에서는 머리보다는 가슴을 쓰길 바란다. 재고 따지기 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체험해서 ‘왜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냥 좋은 것’,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하는 것’, 삶에서 ‘그냥’이 많아지길 바란다. 꼭 마땅한 이유나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만 무엇을 할 수 있다면, 범생이의 삶을 계속 유지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길일 것이다.





자유인의 삶이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 지금까지 알던 지식과 개념으로 구성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이다. 결과를 잘 몰라도 가볼 수 있고, 어떤 방법으로 도달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가볼 수 있다. 이렇게 불확실한데 어떻게 가느냐고?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쓰기 시작하면 당신 안에서 직관이라는 새로운 회로가 열리기 시작한다. 남들을 이해시킬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느껴지는 명료함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결혼의 결과가 어떻게 될 줄 알고 결혼을 했는가? 어떤 사람들과 무슨 일을 할 줄 알고 취업을 했는가? 우리는 이미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마음의 이끌림에 따라 이런 저런 중요한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때로는 머리와 가슴이 섞이기도 하고 가슴으로 선택했는데 후회가 따를 때도 있지만, 주무기를 가슴으로 하여 게임을 하다보면 인생의 불확실성을 즐기게 되고 직관의 능력치가 점점 향상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판에서 자신만의 룰과 필살기를 가지고 새로운 게임을 하자. 삶은 전쟁터가 아니라 한 사람 한사람이 만드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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