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주 차
7/23 화
난 라이브로 스포츠를 보는 것이 좋지만 싫기도 하다.
어쩌면 이미 결과가 결정된 경기를 더 즐기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이미 승리가 결정된 경기다.
이미 이긴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과정 중의 위기와 극복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라이브로 볼 때는 그렇지 않다.
위기의 결과가 실패로 귀결되기도, 극복과정이 실망과 좌절이 되기도 한다.
나의 인생도 그렇다.
라이브이기에 위기와 그 극복과정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이렇다면 어떨까?
이미 이긴 것을 알고 있다면?
결과는 이미 대승이라면?
마지막이 승리인 것을 알고 있다면
과정 중에 0:5, 0:7은 흥미진진한 뒤의 인생을 위한 장치일 뿐이다.
지금의 두려움과 잠깐의 좌절을 영원하다 믿지 말고,
9회 말 2 아웃의 멋진 역전 만루홈런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또 털고 일어서자!
7/24 수
다행히 자동차 정비에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비용까지는 들지 않았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문제의 일부(!)를 해결했고,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보증수리를 통해 해결해서 다행이었다.
슬픈 건 완전 해결은 아니란 점이다.
점검 중에 문제가 있는 다른 부분이 발견됐고,
수리를 권한다고 했지만,
수천 불의 수리 비용에 포기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마음을 졸이며 차를 몰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서 빨리 이곳에 완전 정착을 해야 할 텐데..
7/25 목
내가 가야 할, 가고 싶은 학교에 대해 리서치를 진행했다.
전반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나에게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려움이 몰려왔다.
석사 공부 시절에 있었던 경험들도 어렴풋이 떠올랐다.
약간 낙동강 오리알 같던 시절.
아내는 이런 리서치를 하면 확신과 자신감이 차오른다고 하던데,
난 오히려 반대다.
나에게 선택지가 많지는 않아서,
망설여지는 기분과는 관계없이 해야 하는 일이다.
개인적인 경험상,
이렇게 갑작스럽게 앞에 펼쳐진 기회들이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왔다.
이번에도 그런 기회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불안에 의한 긴장과 기대에 의한 설렘은 정말 한 끗 차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처럼,
긴장을 설렘으로 바꾸어 생각한다면,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고, 기대로 가득 차지 않을까?
7/26 금
한 주의 마지막인 금요일이다.
지난 한 2주 동안 자동차 점검과 수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고 나니 시간이 순삭해 버렸다.
날짜를 보니 7월도 다 지나가 버렸다.
8월에는 시험도 봐야 하고
슬슬 교수들에게도 연락을 돌려야 한다.
본격적인 입시 준비를 해야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경쟁하는 시험 성적도, 눈에 보이는 비교 우위도 없는데,
내가 합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아마도 정확한 점수와 확실한 비교 우위를 통한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합격의 방법이었던 입시만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며칠 공부에 집중을 못해서,
오늘은 좋은 마무리가 필요하다.
잘 집중해서 한 주 마무리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