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주 차
11.12 화
지난 금요일부터 꽤나 극심한 몸살 감기에 시달렸다. 오한이 들기 시작하더니 열도 나고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대학원 지원도 지원이지만, 내가 몸이 아프게 되면 딸아이와 아내의 일상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회복해야 했다.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대한 쉬었다. 이때까진 아프더라도 이렇게까지 휴식을 하며 회복을 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나이가 있으니 이제는 회복을 위해 잘 쉬어야 한다. 다행히 잘 회복했다.
돌아오니 어느덧 지원 마감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마무리해야 한다. 잘 마무리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쉬어서 잘 회복한만큼 남은 기간 잘 달려보자.
11.13 수
전 직장 사장님께 통화와 이메일로 추천서 요청을 드린지 보름 가까이 지났다. 그런데도 사장님께서 추천서를 아직 업로드하지 않으셨었다. 평소에도 사장님이 얼마나 바쁘신지 알고 있기에 (가장 바빴던 우리 팀보다 야근을 많이 하셨다) 재촉을 하기에도 죄송한 부분이 있지만, 또 내 사정은 내 사정이라 이메일로 리마인드를 드렸다. 회사에 있을땐 그냥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내 사정이 있으니 무대뽀다. (어차피 회사에선 직원인 내 사정이 사장님의 사정인 경우가 아무래도 많다)
다행히도 새벽 사이에 (시차)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답메일도 주시고 (빨리 업로드 하시겠다는) 추천서 업로드도 모두 해 주셨다.
이로써 남에게 의존하는 부분은 다 끝났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딱 4주 남았다. 끝내자.
11.14 목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이제 겨울이다. 몸도 움츠러들고, 준비하는 과정도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사실 지금부터 하는 지원서 작업은 아주 작은 차이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내가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고 내가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을지 설득해야 한다. 더 냉정하고 자신있게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늘 줄타기를 하고 있다. 자신감을 보이는 것과 오만해 보이지 않는 것. 잘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과 겸손함을 알리는 것. 그 사이에서의 줄타기다. 그 절묘함을 잘 조율해내고 싶다.
이제 조금씩 지친다. 지치지 말고 힘을 내보자.
11.15 금
3~4일 아프고 회복하고 나니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젠 정말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사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다음주에 첫 데드라인이 다가온다. 사실 가장 빠른 데드라인 지원서들은 마무리가 끝난 상황이기는 하다. 그래서 지원서를 접수하고 지원비를 지불하기만 하면 되기는 하다. 하지만 불안감에 계속 붙잡고 잇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한 번 꼼꼼하게 내용과 지원 서류 등을 확인하고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 6개월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15년 전 석사를 준비할 때보다는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
부끄러운 수준은 아니었나 돌아본다. 이젠 정말 끝이 보인다. 꼭 좋은 성과가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