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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수험생 jcobwhy Nov 12. 2024

중년수험생, 라스트 댄스

11월 2주 차

11.4 월

이제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지원서를 다듬고 자기소개서를 점검한다. 내용도 중요하고 잘 꾸미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나타났으면 하는 것은 진정성이다. 내가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때까지 이렇게 오는 삶의 과정이 진정성 있었다는 것을 원 없이 표현했으면 좋겠다.


물론 다 좋은 학교고 훌륭한 과정이니 좋은 학생들이 넘쳐나겠지. 하지만 내가 가진 진정성을 알아봐 주길 간절히 바란다.


이제 한 달 조금 못 되게 남았다. 최선을 다해보자.


11.5 화

오후 시간을 모두 써서 거실 정리를 했다. 식탁의 위치와 소파/TV 위치를 바꾸고 수납장을 조립해서 온갖 잡동사니를 정리할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가구를 옮기고, 또 가구를 구입해 조립을 하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다. 집의 가구 대부분이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수십 불 수준의 파티클 보드 가구가 대부분이다. 늘 적은 예산으로 가구를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보니까 근사하진 않아도 기능을 다하고 튼튼한 가구는 꿈도 꾸지 못한다.


'취향도 결국 다 돈이야.' 쇼핑을 할 때마다 아내가 하는 말이다.


어서 빨리 학교에 붙고, (뭐, 학교에 붙는다고 경제적으로 많이 달라지진 않는다) 성장을 하고 성공을 해서 기초적인 것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케아조차 시차여서 테무 플라스틱 수납함 같은 건 구매하지 않을 수 있는 삶 말이다.


11.6 수

SOP 수정을 하는데 생각보다 글이 조금 잘 나온 것 같다. (갑작스러운 자화자찬) 사실 두 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이지만 지금까지 열 번은 고친 듯하다. 물론 SOP를 쓸 때 아무래도 영어로 쓰니까 영어가 중요할 것 같지만, 영어 자체보다는 내용과 흐름,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납득)할 수 있는 전개로 쓰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내 얘기를 쓰는 거다 보니 그런 부분이 미흡했다.


회사에서도 늘 들었던 이야기가, '너는 다 알고 있으니 논리가 띄엄띄엄 이어도 이해하지만, 남들은 모르니 간결하지만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열 번, 스무 번 정도 고치니, 이제 그런 논리의 흐름과 구체적인 내용, 그러면서도 간결하게 정리되는 것 같다. 그래, 이때까지 너무 즉흥적으로 글을 썼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계속 고쳐야지.


몇몇 단어와 어법만 손보면 정리될 것 같다. 다른 학교들은 여기에서 변형이니. 한 걸음씩 마무리가 되고 있다. 조금만 힘내자.


11.7 목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대학원 지원 작업이다. SOP 하다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순조로울 줄 알았는데, 역시 산을 넘으면 또 산이다.


아무래도 지원하는 학과가 모두 다르다 보니 내용과 공략 포인트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러니 지원 서류 작업은 원점에 가깝다.


그래도 여러 단계들을 하나씩 거치고 무사히 넘어가는 단계들을 경험하다 보니, 하나씩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가지게 된다. 어쩌면 이번 대학원 지원 과정에서 내가 얻게 된 가장 큰 수확 중에 하나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결과는 하나님이 주신다. 내 몫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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