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스템을 설계하는 삶

좋은 시스템은 좋은 삶을 만든다

by 기록습관쟁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결국 더 나은 질서를 설계하는 일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을까?"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데, 뭔가 제대로 굴러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가 만든 시스템이 어딘가에서 삐걱대고 있는 건 아닐까?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부터 들여다본다. SNS를 뒤적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허둥지둥 출근 준비를 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잠깐만, 유튜브 하나만 보고..." 하다가 업무 시간이 반쯤 날아간다. 그러다 밤이 되면 "내일부터 제대로 해야지!"라고 다짐하며 또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렇다. 문제는 나 자신이다. 그리고 내게 필요한 건, 새로운 시스템이다.


우리는 보통 문제가 터져야 비로소 문제를 인식한다. 자동차가 고장 나야 정비소에 가고, 몸이 아파야 병원에 가듯이 말이다. 하지만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은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대비한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비효율성을 간파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들은 단순히 친환경 자동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하나같이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새벽 5시에 기상하는 CEO, 하루 일정을 철저하게 블록으로 나누는 사람들, 꾸준히 독서하며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사람들. 그들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만들어 놓았다.


어떤 시스템이든 완전히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는 기존 성공 사례에서 힌트를 얻고, 그것을 우리 방식으로 변형해 나간다.


도요타 생산 방식(TPS)은 단순한 공정 개선이 아니라, 철학과 문화가 결합된 시스템이다. 앞서 말했던 '적시 생산'과 '지속적 개선'이라는 개념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효율적인 조직이나 기업은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춘다. 현대 경영 환경에서는 단순한 경험이나 감에 의존하지 않고, 정량적 분석과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한다. 개인 브랜딩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획, 일정 관리, 피드백 반영까지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좋은 시스템은 한 번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테스트와 수정이 필요하다. 애플의 IOS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듯,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다. 스타트업들이 반복적으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를 출시하며 피드백을 받는 것처럼, 나만의 시스템도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처음부터 완벽해야 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실행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이라도 결국 사람이 지속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도요타의 시스템이 단순한 공정 최적화가 아니라,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듯이, 좋은 시스템은 사람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 개개인도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하루 10시간씩 공부하는 시스템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아침 10분 독서', '하루 15분 운동'처럼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작은 루틴이 쌓이면 결국 강력한 시스템이 된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은 단순한 관리자나 참여자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기존 질서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은 질서를 설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나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단순히 기존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창조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언젠가 나의 시스템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꿈꾼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지금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시스템의 일부인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