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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스템의 일부인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인가

모든 것은 시스템 속에서 돌아간다 

by 기록습관쟁이 Mar 28. 2025

공단은 시스템 덩어리들의 집합소다. 각 건물은 독립된 시스템이고, 그 속에서 돌아가는 기계, 네트워크, 사람들 모두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마치 거대한 기계의 한 부품처럼, 혹은 혈관을 따라 흐르는 하나의 세포처럼. 

    

이곳에서 일하면서 깨달았다. 시스템이란 곧 질서다. 질서가 잘 잡힌 곳에서는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작은 결함 하나가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나는 매일 시스템을 점검하고, 고장 난 부분을 찾아내며,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가끔 생각한다. 나는 단순히 시스템을 유지하는 관리자일 뿐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인가? 

    

세상은 거대한 시스템이다. 국가, 사회, 기업, 심지어 인간관계까지도 각자의 논리로 짜여진 시스템 속에서 움직인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시스템이 얼마나 철저한지 알 수 있다.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고 마무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는지,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시스템이 곧 그들의 삶이고, 곧 그들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삶을 단순화된 시스템 속에서 운영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는 옷을 고르는 데 드는 불필요한 선택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적 접근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창의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했다. 빌 게이츠 역시 하루의 일정이 철저하게 시스템화되어 있으며, 독서와 학습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사고 체계를 업데이트했다.  

   

나는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단순히 누군가가 구축한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업 오너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회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구상한 시스템을 현실에 구현하는 일이다. 성공적인 기업은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위대한 리더들은 완벽한 시스템 설계자다. 

    

기업뿐만 아니라 스포츠 세계에서도 시스템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야구팀 하나를 운영하는 것도 결국 시스템 구축의 문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성적 부진을 겪었던 이유는 단순한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구단 운영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정비되지 않았고, 선수 육성과 데이터 활용에서 부족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SSG 랜더스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선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빠르게 강팀으로 도약했다. 좋은 시스템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이란 단순한 기계적 구조가 아니다. 시스템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정교한 체계를 구축해도,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진정한 시스템 설계자는 단순히 기계적인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동기부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스템을 넘어 문화가 되는 순간이다.  

   

일본의 도요타 생산 방식(TPS, Toyota Production System)은 단순한 공정 개선을 넘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적시 생산’과 ‘지속적 개선’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도요타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시스템의 일부로 살아왔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흐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벤치마킹하고, 연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나만의 질서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다.  

   

최근에는 개인 브랜딩도 하나의 시스템이 되고 있다.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콘텐츠 제작 일정, 대본 작성, 촬영, 편집, 업로드, 홍보까지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돌아가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단순히 ‘좋은 콘텐츠’가 아니라, 그것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이해하는 자는 흐름을 읽는다. 시스템을 설계하는 자는 흐름을 만든다. 나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한다. 어떤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이며, 어떤 방식이 사람들을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를. 그리고 나는 언젠가 나만의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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