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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우 Jul 15. 2020

[영화감상] 수상한 유모

- 다큐멘터리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

 그 유모는 프랑스 태생이고 이름은 '비비안 마이어' 였으며 185cm의 큰 키에 부모는 없고 미혼이었다는 것, 지금까지 사진을 배워 본적이 없고 오직 몇몇 집에서 평범한 유모로만 생활해 온 것, 그리고 외출할 때는 늘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고 15만 장이라는 수많은 사진을 혼자서만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느닷없이 세계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자 일방적으로 주인에게 통보하고는 아프리카, 동남아 등 수십 개국을 몇 달간 여행했다. 그렇게 그녀의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생활 때문에 주인과 성격상 몇 번의 마찰이 있었고 결국 노년에는 그가 키운 아이들이 월세를 내주는 아파트에서 혼자서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는 궁한 생활이었지만 결코 타인의 도움을 거절한 채 혼자서 외롭게 살았다. 그리고 노을이 유난히 찬란했던 어느날, 그녀는 공원에서 혼자서 쓸쓸히 쓸어졌고 그대로 죽었다.



 그는 이러한 것들을 여러 사람들을 탐문하며 알 수 있었지만 그녀가 왜 사진을 찍게 되었으며, 왜 그 사진들을 발표하지 않고 혼자만 간직한 것이었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사진들을 세상에 알리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유명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 협조를 알렸으나 대개는 그녀가 무명이라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그러나 시카고 미술관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알아보고 전시를 할 기회를 주었다. 그녀가 '듣보잡' 이란 이유로 사진계에서는 무관심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네티즌 들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들의 열정적인 호감과 인기로 인해 역으로 사진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전시는 시카고 미술관의 역대 전시 중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전시가 되었다.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은 현대도시와 현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여러 종류의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였다. 정과 비정함, 부유와 비참한 가난, 불평등한 현실을 따뜻한 유머로 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그당시로서는 매우 앞선 시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었던 뛰어난 조형미를 가지고 말했다. 그것들이 그녀의 작품을 볼 때 눈물이 나게 한다.

 그녀는 수상하지만 믿기 힘든 천재이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에 대한 그 무엇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을 땅속에서 거부하고 있다. 

 도토리 머리를 한 청년은 개인 유물 전문 컬렉터였다. 달리 말하면 돈 되는 물건을 수집해서 돈을 만드는 직업적 투자자다. 그는 스스로 눈이 좋은 사람, 즉 돈 되는 물건을 알아볼 수 있는 촉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가 경매장에 나온 그녀의 유품에 대한 가치를 촉으로 알아본 것을 볼 때 그의 판단은 매우 정확했다. 그것은 정말 땅 속에 숨겨진, 그리고 땅속에서 사라질 보물이었으니까.

 그가  저렴한 금액에 구입한 그녀의 유품은 15,000 여장의 필름과 사진들 이였다. 그것들은 예사롭지 않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는 그 가치를 상상하고 곧바로 탄복했다.

 그가 저명한 사진가들에게 그 사진들을 보여 주었을 때도 모두들 감탄하였고, 어떤 예술가는 그녀의 사진이 20세기 위대한 사진작가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었다. 

 도토리 머리의 청년은 이런 신비한 베일에 싸인 그녀를 추적하고 조사하였지만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그가 조사에 지쳐 갈 무렵, 신문의 부고기사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하였고 곧바로 신문에 남겨진 주소를 찾아 달려갔다. 그리고 결국 그녀에 대해 최초의 단서를 찾는다. 그러나 그녀의 비밀에 대한 최초의 단추를 열자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 큰 신비한 의문의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그녀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유명한 사진가였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찾아갔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스튜디오나 작업실이 아닌 일반 주택가의 평범한 집이었고 그녀는 그 집의 평범한 유모였던 것이다. 그가 재차 알아봤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그곳에서 평범한 유모로 살아왔던 것 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거기서 그녀의 나머지 유품 모두를 구입하였다. 꽤 많은 양이었는데 아직 인화되지 않은 필름을 포함해서 15만 장의 사진과 수십 개의 영화 필름이 있었다. 또한 버스 승차권, 슈퍼마켓 영수증 등 매우 자잘한 것까지 잘 보관되어 있었는데 그는 그것들 조차 신비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그것들까지 모두 구입하였다.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정말 신비의 바다와 같은 것이었다. 

 그 후부터 그는 그녀에 대한 신비의 탐험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프랑스 태생이고 이름은 '비비안 마이어' 였으며 185cm의 큰 키에 부모는 없고 미혼이었다는 것, 지금까지 사진을 배워 본적이 없고 오직 몇몇 집에서 평범한 유모로만 생활해 온 것, 그리고 외출할 때는 늘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고 15만 장이라는 수많은 사진을 혼자서만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느닷없이 세계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자 일방적으로 주인에게 통보하고는 아프리카, 동남아 등 수십 개국을 몇 달간 여행했다. 그렇게 그녀의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생활 때문에 주인과 성격상 몇 번의 마찰이 있었고 결국 노년에는 그가 키운 아이들이 월세를 내주는 아파트에서 혼자서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는 궁한 생활이었지만 결코 타인의 도움을 거절한 채 혼자서 외롭게 살았다. 그리고 노을이 유난히 찬란했던 어느날, 그녀는 공원에서 혼자서 쓸쓸히 쓸어졌고 그대로 죽었다.



 그는 이러한 것들을 여러 사람들을 탐문하며 알 수 있었지만 그녀가 왜 사진을 찍게 되었으며, 왜 그 사진들을 발표하지 않고 혼자만 간직한 것이었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녀의 사진들을 세상에 알리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유명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 협조를 알렸으나 대개는 그녀가 무명이라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그러나 시카고 미술관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알아보고 전시를 할 기회를 주었다. 그녀가 '듣보잡' 이란 이유로 사진계에서는 무관심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네티즌 들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들의 열정적인 호감과 인기로 인해 역으로 사진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전시는 시카고 미술관의 역대 전시 중 가장 많은 관객을 기록한 전시가 되었다.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은 현대도시와 현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여러 종류의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였다. 정과 비정함, 부유와 비참한 가난, 불평등한 현실을 따뜻한 유머로 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그당시로서는 매우 앞선 시각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었던 뛰어난 조형미를 가지고 말했다. 그것들이 그녀의 작품을 볼 때 눈물이 나게 한다.

 그녀는 수상하지만 믿기 힘든 천재이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에 대한 그 무엇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을 땅속에서 거부하고 있다. 




그녀의 카메라 

Rolleiflex

(인물을 몰래 촬영하기 좋은 카메라이다)



중디선곡 / Anne Sylvestre

https://youtu.be/91lM8lrP9DI?list=PL43T1ehjnKSURY24suztmPYyiJjHA8L9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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