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디 월드뮤직 라디오 #214
그는 드라마를 보면서 늘 혼잣말을 한다.
- 아. 저 여자 그 길로 가면 안 되는데.
- 아. 저 남자 저렇게 가만있을 때가 아닌데.
- 아. 저들에게는 왜 그런 일만 닥치는 거야.
- 저놈 정말 나쁜 놈인데 그걸 왜 모르지. 바보같이.
- 아 빨리 뛰어가서 그녀를 만나.
- 제발 그대로 있기를...
그는 드라마 속 그들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충만하다.
그의 전지적 시선은 늘 그들에 대한 걱정을 미리 앞서갔다.
- 왜 그들에게만 그런 사건이 닥치는 걸까.
- 그녀에게 그놈이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 그때 그 남자가 그렇게 판단했어야 좋았을 텐데.
- 그렇지만 결국 그렇게 돼서 다행이야 너무 잘됐어.
-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이었어.
- 인생은 역시 그런 거지. 그런 게 인생의 맛이지.
그는 드라마 한 편을 마무리하면서 그렇게 진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방을 나올 때는 마치 인생의 고뇌를 해탈한 듯한 표정이었고
세상은 낭만으로 가득 차 보였다.
그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직장에서 일을 하였고 친구들을 만났고 가끔 여행도 하였다.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상식적인 인간들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인생을 일반적이고 현명하게 잘 풀어가며 살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 일도,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시간만 이어지는 재미없는 드라마였다.
고상지 - The Last Rakugo(마지막 만담)
https://youtu.be/fLsYpwVduBQ?list=PLal9sIB3XTQz-kHcEjOYOSn6DAm64RS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