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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우 Aug 11. 2020

회한의 다리 / 渡良瀬橋



그녀는 이 다리를 걸으면서 이곳을 다시 걷는 것이 벌써 10년 만이라는 것을 알았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공허한 하늘과 무심히 흐르는 강물의 표정은 그때와 변한 것이 없었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 걷던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혼자이다.

그는 이곳에 올 때마다, 그리고 이 거리와 다리를 걸을 때마다 감격과 희망에 찬 떨리는 목소리로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기는 했지만 그것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늘 현실은 희망의 눈치를 살피기는 하지만 희망의 뜻에 따르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의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희망을 굳이 무참히 깨뜨리는 아름답지 못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그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현실은 희망을 뒤에 두고 지금 까지 독주하고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멋진 사람이었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사랑은 완벽했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사랑은 희망이라는 토양에서 자라는 감정이고 현실에 노출되면 시들어 버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언젠가부터 그의 현실은 그때의 사랑의 마지막 장면일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어두웠고 슬펐지만 그래도 그녀는 사랑의 피날레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제 그녀와 그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각자의 현실의 굴레 속에 갇혀있지만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사랑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을 듯한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아름다운 상처마저 아물어 버릴 미래를 조심스럽게 떠올리면 눈에서 작은 보석 같은 눈물이 허무한 듯 흘러내렸다.

회한이 슬픈 것은 희망을 현실에 희생했기 때문이다.



이곡은 일본에서는 매우 유명한 곡이지만 나는 며칠 전 처음 들었습니다. 이 곡과 노랫말을 수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것은 누구라도 그들의 가슴속에는 슬픈 회한이 남아있다는 것이겠죠.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이나 주변의 일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어떤 것이라도 (먼저) 칠할 수 있는 유용한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와는 관계없는 화려한 다른 도시보다 음악과 문학이 담긴 작은 마을이 진실한 감동이 있는 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森高千里의 원곡을 後藤真希가 커버한 버전과 일렉트릭 기타 버전을 합성해서 만들었습니다. 우연히 두 뮤지션이 사용한 템포와 키가 맞아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영상은 원곡의 장소가 아닌 도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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