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누아르와 Eric Demarsan

by 이원우

https://youtu.be/7Mys2vOgpCM


필름 누아르와 Eric Demarsan


내가 본 60~70년대 프랑스의 필름 누아르는 이랬다.

주인공은 언제나 묵묵하고 고독하게 작업하다 일이 해결되어 마무리하는 듯하다가는 어이없이 죽는 것이다.

그곳엔 웃음이란 없다, 현실의 검은 허무 외에 그 어떤 희망의 빛이란 없었다.

그리하여 영화가 끝난 후 극장 밖으로 나올 때 보이는 세상은 들어올 때 와는 완전히 낯설어진 세상으로 바뀌어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들어갈 때의 입구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나가는 출구를 빠져나오는 느낌이었다.

그 강렬한 허무함의 표정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이 무거운 여운은 집에 돌아가는 동안, 그리고도 꽤 오랫동안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 새로운 세상에서는 웬만한 슬픔이나 절망쯤은 능숙하게 피해 갈 뿐 아니라 오히려 절망을 즐기는 듯한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누아르 영화가 주는 영향력의 배경에는 영화의 음악이 짙게 깔려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영화음악가 Eric Demarsan의 음악이 특히 그렇다. 그것은 매우 어둡고 끈적끈적하여 머리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필름 누아르라는 비극은 낭만주의적인 비극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낭만주의 문학의 비극이 운명적이라면 필름 누아르는 우연한 현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프랑스의 실존주의와 관계가 깊다고 할수있을것이다.

그런데 비극은 그냥 떠나는 것은 아니다 늘 우리의 관념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켜주는 보답을 하고 떠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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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드마르상(1938 프랑스)은 처음에는 어린이 개과 소년의 슬픈 이야기인 TV 드라마 시리즈 [벨과 세바스찬]의 음악을 했는데

이후 그림자 군단, 암흑가의 세 사람, 스페셜 섹션, 스페셜리스트, 사무라이, 의혹의 올가미, 익명의 편지 등 어둡고 건조하며 허무한 범죄 누아르 등의 영화음악을 주로 하게 된다

그는 독특한 자신만의 컬러로 어둡고 투박한 내용의 영화를 섬세하고 감성적이며 어두움을 아름다운 컬러로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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