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우 Oct 31. 2020

달빛 친구

[시]

https://youtu.be/Ed0cQnlCsrs



어두운 밤.

친구를 만나러

밤길을 걷는다.

달빛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어두운 나의 앞길을 

비추며 따라오고 있었다.


달에게 말했다.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만

당신은 어디를 가세요?

달은 듣지 못한 척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조금 웃었다.


나 만을 위한 달의 친절을

친구에게 자랑하였다.

친구는 나를 보며 말했다.

달은 너에게도 그랬구나.

나에게만 친절한 줄 알았는데.


우리는 동시에 달을 힐끗 보고는

달에게서 등을 돌려 걸었다.


한참을 걸었다.

문득 돌아보니 

달은 우리의 뒤에서 여전히

우리의 어두운 앞길을

비추며 따라오고 있었다.

제 갈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는 조금 웃었다.



작가의 이전글 불행한 과거와 소박한 과거의 충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