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넌 말이 없었다

by 연쇄상담마

먹는다.

마신다.

걷는다.

본다.


세상이 변해봐야 얼마나 변할까.

몇 시간, 며칠, 몇 해가 흘러도 결국 거기서 거기다.

흘러간 세월쯤 가려줄 겉치장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멀찍이 서 있던

두 사람의 시공간이 만나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


우리는 입장하고,

어린아이처럼 뛰어간다.

너와 함께하는 모든 것은 처음이다.


처음 먹고, 마시고, 걷고, 본다.

흙 맛 같던 커피는 달아지고,

쓰디쓴 소주는

엑스트라버진 오일이 되어 넘어간다.


허름한 선술집 형광등은

파인다이닝 테이블 조명처럼 따뜻하게 내리쬐어

서로의 얼굴을 감싼다.


촌스러운 보도블록 길에는 벚꽃이 날리고,

나는 평화롭다.


처음이 아닌데,

처음이 되어,

모든 것이 서툴다.


서툰 아이 첫걸음 바라보듯

활짝 웃어버렸다.

그렇게 우리가 만든 세상에서

아이처럼 뛰어놀았다.


그렇게 새로운 세상은 언제나 존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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