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혼자가 아니기를 선택했습니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6개의 면은 6개의 가능성이 아니었다.
던지는 그 행위,
그 한 번의 행동이 운명 그 자체였다.
허공을 가로지르고 땅바닥을 이리저리 굴러
어느 순간 턱 하고 서버린 주사위가 가리키는 결과값은
사소한 것들에 불과했다.
“상견례는 어디로 할까?”
“응~ 긴장되네.”
“에이, 그냥 밥 먹는다 생각하자.”
그렇게 상견례를 했다.
안국역 근처 한정식집,
길쭉한 상 두어 개를 붙인 방 안엔
인사동에서 샀을 법한 도자기 몇 점이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팔이 안으로 굽듯 은근한 자식 자랑과 덕담이 오가며,
드라마인지 현실인지 모를 대화로 두 시간은 흘러갔다.
웨딩플래너, 스드메, 혼수.
낯선 단어들이 쏟아졌다.
웃고, 사진 찍고, 드레스를 입었다.
부족한 체력은 간식으로 버티고,
처음이 주는 신기함에 웃었다.
그게 결혼 준비의 전부였다.
다음 주사위는 뭐가 나올까.
그 사소한 값들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먹고, 마시고, 웃고, 때론 다투는 일상이었다.
뭐가 나오든 상관없었다.
던지는 그 순간, 굴러가던 주사위는 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