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해준다던 당신의 볼멘소리

임산부. 출산까지 D-30

by 마주침


그러니까 왜 일을 벌여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닌데 왜 이걸 하고 있어

분명히 어제는 집안일 다 해준다며, 무리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었는데 오늘 막상 내가 이것저것 시키니 지치나 보다. 그에게서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그런 당신을 보면 나도 지친다.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지.. 그렇게 밀린 집안일들을 처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다 보면 힘든 마음이 서서히 쌓이고 서운한 마음이 올라온다. 차라리 해준다고 하지나 말지. 그랬으면 이렇게 집안일을 몰아서 하느라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이럴 거면 왜 집안일 다 해준다고 했어


서운한 마음에 난 넌지시 불만을 말했고, 그는 민망한지 대답을 흐린다. 미안했는지 계속 나에게 미소 지으며 말을 건다. 나는 흐린 미소로 답하지만, 괜찮다는 말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그가 안아주는 품은 참 따뜻한데, 내 마음은 그 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았다.

속상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혼자 침대에 누워 생각해본다. 내 몸이 부쩍 무거워지고 통증을 호소하니까 당신은 나를 위해 쉬라고 하고, 집안일도 다 해주겠다고 했던 거겠지. 그런데 막상 저녁이 되어 그 부탁들을 얘기하니, 당신도 일하고 와서 지쳐있어 버거웠겠지. 내가 힘든 것처럼 당신도 하루가 고단해 지쳤던 걸 거다.

내가 지금 이렇게 서운한 건, 어쩌면 당신이 “다 해줄 테니까 집안일하지 마”라고 한 말을 의지했기 때문일 거다. 의지하고 기대했던 만큼 서운한 마음이 더 컸지만, 그래도 알고 있다. 당신이 집안일을 다 해주겠다고 말을 꺼낸 것도, 내가 서운해 불만을 말했을 때 미안해한 것도, 또 화내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 것도, 나를 사랑하는 당신의 표현이라는 것을.


나는 당신의 볼멘소리를 당신의 사랑 없음으로 여기지 않겠다. 그리고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선택하겠다.



정신없이 보내던 일상을 글 쓰며 다시 마주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남편과의 시간을 더욱 감사히 여기게 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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