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의 목적은 물보험인 손해보험의 경우와는 달리 무형의 채권입니다. 즉 보증보험계약에서는 채무불이행이나 법령상 의무불이행으로 의하여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자에 대하여 가지는 무형의 채권인 손해가 보험의 목적입니다. 보증보험계약은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등으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체결되는 것이므로 주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여야 보증보험계약도 유효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계약은 보증보험을 체결할 당시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성립될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장래 주계약이 체결될 것이 예상된다면 이를 전제로 유효하게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9.2.9. 선고 98다49104 판결).
보증보험은 보험기간 안에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할 책임을 집니다(상법 제665조).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한 기간 내에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보험자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지게 되는 기간을 보험기간이라 합니다.
이에 반하여 보험계약기간은 보험계약이 성립해서 종료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보험기간과 보험계약기간은 동일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보증보험계약에서의 보험기간 또한 보증보험자와 보험계약자와 사이에 사전에 약정한 보험금 지급책임기간으로 보아야 합니다. 즉, 보증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은 보증보험자의 책임이 개시되어 종료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보증보험증권에 보험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보험사고가 그 기간 내에 발생한 때에 한하여 보험자가 보험계약상의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계약의 기간과 보험기간이 동일한 경우도 있지만, 보증보험의 보험기간은 주계약의 계약기간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대법원은 보험기간 이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여도 보증보험의 보상대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대법원은 보험기간을 주계약의 하자담보책임기간과 동일하게 정한 경우, 하자담보책임기간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보험기간이 종료된 후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보험자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2015.11.26. 선고 2013다62490 판결).
또한 주계약 당사자인 피보험자와 보험계약자가 보증보험의 주계약상의 계약기간인 준공기한을 연기하였다 하더라도, 보증보험의 보험기간도 당연히 변경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대법원 1997.4.11. 선고 96다32263 판결).
보증보험계약에서 보험사고 발생시 발생하게 되는 구체적인 보험금액은 주계약상의 채권자이자 보증보험계약상의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손해액 상당의 범위 내에서 보험계약 당사자 사이에 체결한 약정액이 됩니다. 따라서 보증보험계약에서의 보험사고는 주계약에서 정한 채무불이행의 종류나 관련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의무불이행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 보험사고의 의미
보험은 특정한 동종의 위험에 놓여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단체(위험단체)를 구성하고, 대수의 법칙에 따라 미리 위험을 평가하고 책정된 금액(보험료)을 갹출하여 위험에 대비한 공동기금을 마련한 후, 그 위험이 발행하여 손해를 입은 위험단체의 구성원에게 공동기금에서 미리 약정한 일정한 금액인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손해를 전보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입니다. 보험사고에 관하여 현행 법률에서는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상품을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 발생에 관하여 금전 및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대가를 수수(授受)하는 계약”으로 규정하고 있고(보험업법 제2조 제1호), 보험상품을 생명보험상품, 손해보험상품 및 제3보험상품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보험법 제2조 제1호 가내지 다목). 이를 토대로 보험사고를 정의해 보면 “보험사고란 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과 관련하여 보험계약자로부터 대가를 수수하고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우연히 발생하는 일정한 사고”를 의미합니다. 보험사고의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고 발생의 우연성’입니다. 만약 보험계약 체결전에 이미 발생한 사고나 또는 장래 발생할 수 없는 사고를 보험사고로 정했다면 그 보험계약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 없는 것으로서 무효가 됩니다(상법 제644조 본문).
보험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각 보험상품별 보험사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생명보험상품은 사람의 생존이나 사망을, 손해보험상품은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질병⋅상해 및 간병은 제외)으로 발생하는 손해(보증보험계약상 채무불이행이나 법령상 의무불이행으로 발생하는 손해 포함)를, 제3보험상품은 사람의 질병⋅상해 또는 이에 따른 간병을 각각 보험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증보험계약에서의 보험사고의 개념은 보험사고의 일반적인 정의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보험업법 제2조 제1호 나목과 상법 제726조의5의 규정에서는 보증보험계약에서의 보험사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는 주계약상의 채무자인 보증보험 계약자의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입니다(대법원 2001.2.13. 선고 99다1373 판결).
보험업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보험상품”이란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 발생에 관하여 금전 및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대가를 수수(授受)하는 계약(「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 「고용보험법」에 따른 고용보험 등 보험계약자의 보호 필요성 및 금융거래 관행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으로서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
나. 손해보험상품: 위험보장을 목적으로 우연한 사건(다목에 따른 질병ㆍ상해 및 간병은 제외한다)으로 발생하는 손해(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 의무불이행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포함한다)에 관하여 금전 및 그 밖의 급여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대가를 수수하는 계약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계약
상법 제726조의5(보증보험자의 책임) 보증보험계약의 보험자는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에게 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으로 입힌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채무불이행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계약의 내용에 따른 적절한 채무의 이행을 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은 법령에서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채무자가 이를 준수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합니다.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주계약상의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우 또한 보증보험의 담보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으로 인한 것은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될 수도 있고, 불법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는 고의 또는 중과실 등 보험계약자의 인위적인 행위 또는 모럴해저드(Moral Hazard)에 의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는 보험사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우연성’을 결한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증보험계약은 특수한 보험계약이라는 점, 보험업법과 상법에서도 보증보험계약에 대하여 특별히 보험사고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고, 피보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보험사고의 우연성은 존재한다는 점, 보증보험의 경우 상법 제659조에도 불구하고 피보험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는 한 보험계약자의 사기,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보험사고의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 보증보험계약에서는 모럴해저드를 예방하기 위하여 보험자의 보험계약자에 대한 구상에 관한 규정을 특별히 두고 있고, 효율적으로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충분한 담보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3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보증보험계약에서도 보험사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연성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나.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의 의미
상법상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는 보증보험 계약자의 주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입니다.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 발생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일 뿐이고, 보험사고가 발생하여야 비로소 구체적인 보험금청구권이 확정됩니다(대법원 1997.11.14. 선고 95다11009 판결).
그렇다면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의 발생시점에 대한 확정은 보험금청구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보증보험은 주계약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어 주계약과 보증보험계약은 상당히 높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증보험계약에서의 보험사고는 보험약관과 주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보증보험계약에서는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주계약과 보험약관의 해석을 놓고 분쟁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따라서 보증보험에서 보험사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발생 시점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주계약의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 의무불이행 여부가 명확하게 확정되어야 합니다.
① 보험약관에서 보험계약자인 주계약의 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명시하고 이로 인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대해서는 보험기간 안에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특별히 약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의 정당한 사유 없는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보아야 하고, 주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는 보험사고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4.7.24. 선고 2013다27978 판결).
보험약관에 보험사고에 관하여 구체적인 명시가 없을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볼 수 없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안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이행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게 된 때에 비로소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4.28. 선고 2004다16976 판결).
② 리스보증보험에 있어서는 리스료의 연체 사실만으로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를 이유로 주계약이 해지된 때를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11.14. 선고 95다11009 판결).
리스보증보험에 있어서의 보험사고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계약 내용에 편입된 보험약관 및 리스약관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되는데 보험약관에는 리스이용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리스제공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보험사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③ 주계약인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계약기간 중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사정만으로 채무불이행에 해당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신청 전후의 계약의 이행정도, 회생절차개시신청에 이르게 된 원인, 회생절차개시신청 후 영업의 계속 혹은 재개 여부, 당해 계약을 이행할 자금사정 기타 여건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계약의 이행불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0.3.12. 선고 2016다225308 판결).
대법원은 보증보험에서의 보험사고의 확정시점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주계약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 의무불이행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주계약상 채무불이행 시점과 관련하여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계약 및 보험약관에서 채무불이행 그 자체를 보험사고로 정한 경우에는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보고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가 보험기간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험사고로 보지는 않습니다.
둘째, 주계약 및 보험약관에서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시점을 보험사고의 발생 시점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보지 않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에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주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하고 계약이행보증금에 대한 반환채권을 가지게 된 때를 보험사고가 발생한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셋째, 주계약 및 보험약관에서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명시하지 않고, 그로 인한 손해발생 시점을 보험사고로 정의한 경우에는 주계약이 해지된 시점을 보험사고의 발생시점으로 보게 됩니다.
넷째, 주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정의한 경우에도 실제로 채무불이행이 있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주계약의 계약금액⋅계약기간⋅계약내용 등을 기준으로 보험사고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https://brunch.co.kr/@jdglaw1/461
보증보험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거나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자 하신다면 정동근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조율 정동근 변호사
(06606)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301, 19층(서초동, 동익성봉빌딩)
직통전화 : 02-533-5558, 팩스 : 02-597-9810
E-Mail : jdglaw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