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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동근 변호사 Apr 24. 2021

[금융변호사] 자산유동화와 비등록유동화

1. 자산유동화의 개념과 특징


자산의 유동화는 유동성이 적은 자산을 보유하는 자가 이를 특별목적기구(Special Purpose Vehicle: SPV)에 분리・이전하여 특별목적기구로 하여금 그 자산을 기초로 유동성이 높은 증권・증서를 발행하도록 함으로써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입니다. 자산이 증권으로 변환된다는 점에서 자산의 유동화를 자산의 “증권화(securitization)”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자산유동화는 금융기관 및 기업이 부족한 자금을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위험자산을 유동화하여 자산보유자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건전한 재무구조를 도모하기 위하여 이용되기도 합니다.


IMF 구제금융으로 대변되는 경제위기로부터 발생한 금융기관의 누적된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1998년 제정・시행된 자산유동화법은 유동화자산과 관련하여 채권양도의 대항요건과 근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의 확정 등에 관한 민법상 특례를 인정하였고, 상법상 유한회사인 유동화전문 유한회사에 대하여 사채발행을 허용하는 한편, 지분권 양도(제30조 제1항, 제2항)・이익배당(제30조 제3항) 및 자본변동(제30조 제4항) 등에 관하여 상법상 특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진정양도(true sale)의 요건을 규정하는 등 유동화자산의 도산절연을 확실히 하는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유동화거래의 안전성을 제고하였습니다.


자산유동화법 제13조(양도의 방식) 유동화자산의 양도는 자산유동화계획에 따라 다음 각호의 방식에 의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이를 담보권의 설정으로 보지 아니한다.


1. 매매 또는 교환에 의할 것.

2. 유동화자산에 대한 수익권 및 처분권은 양수인이 가질 것. 이 경우 양수인이 당해 자산을 처분하는 때에 양도인이 이를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경우에도 수익권 및 처분권은 양수인이 가진 것으로 본다.

3. 양도인은 유동화자산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가지지 아니하고, 양수인은 유동화자산에 대한 대가의 반환청구권을 가지지 아니할 것.

4. 양수인이 양도된 자산에 관한 위험을 인수할 것. 다만, 당해 유동화자산에 대하여 양도인이 일정기간 그 위험을 부담하거나 하자담보책임(債權의 讓渡人이 債務者의 資力을 擔保한 경우에는 이를 포함한다)을 지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등록유동화거래의 한계


① 발행절차 및 일정상의 제약


자산유동화법은 유동화를 위한 여러 가지 법률적 특례를 부여하는 대신, 유동화증권의 발행을 위하여 일정한 절차를 거치고 일정한 방식으로 사후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산유동화법에 따르면, 유동화전문회사 등은 일정 사항을 포함한 자산유동화계획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하며(제3조), 금융위원회로부터 자산유동화계획이 승인된 후 자산보유자 등은 유동화자산의 양도 또는 신탁 등에 대하여 금융위원회에 자산양도(신탁)등록을 제출하여야 합니다(제6조).


자산유동화법에서 위와 같은 유동화계획 및 자산양도(신탁)의 등록절차를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감독당국의 검토와 수정요구 및 거부권한을 인정한 것은 자산유동화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신속하게 유동화거래를 진행시키려는 거래 당사자들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동화증권의 발행금리・스왑금리변동 및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등록유동화거래를 위해서는 자산유동화거래 개시시점부터 거래종결까지 상당한 기간이 요구된다는 점은 거래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유동화거래의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② 단일유동화계획 원칙에 따른 제약


자산유동화법은, 하나의 유동화전문회사가 등록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계획은 1개에 한한다고 명시하여 유동화전문회사에 대하여 단일유동화계획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자산유동화법 제3조(자산유동화계획의 등록)

②유동화전문회사등(신탁업자를 제외한다)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등록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계획은 1개에 한한다.



이러한 입법태도는 1개의 유동화전문회사가 다수의 자산유동화계획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각 유동화계획에 속하는 자산의 구분관리 등 복잡한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 경우에는 감독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하여 유동화구조를 가능한 한 단순화하고자 하는 데 기인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일유동화계획 원칙으로 말미암아 거래당사자들은 개별 유동화거래시마다 별도로 유동화회사를 설립하여야 하는데, 이 경우 자본금 등의 설립비용이 발생하고 현실적으로 매번 새로운 사원 및 이사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유동화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하여 반복적으로 유동화자산을 취득하고 특정 유동화자산과 대응되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구조의 구현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구조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③ 자산보유자 자격의 제한


자산유동화법은 자산유동화법에 따른 자산유동화구조를 이용할 수 있는 자산보유자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자산유동화법 제2조 및 동법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자산보유자의 자격은 은행법에 의한 은행, 보험업법에 의한 보험사업자,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매매업자・투자중개업자・집합투자업자 또는 종합금융회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신용도가 우량한 법인으로서 금융위원회가 미리 정하는 기준으로 당해 법인이 보유하는 자산에 대하여 자산유동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법인 등으로 한정됩니다.


이와 같이 자산유동화법상 자산보유자 의 요건을 제한하여 놓은 취지는 자산유동화법이 규제법이 아닌 지원법적 성격을 갖고 있어 자산유동화법의 적용을 받고자 하는 자에게 세제감면 등 여러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혜택을 일반기업에게까지 확대 인정할 경우 탈세목적의 양도 등으로 악용되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3. 비등록유동화의 필요성


이러한 자산유동화법에 따른 등록유동화거래는 자산유동화법의 규정과 감독당국의 지도기준(guideline)에 의해 자산보유자 자격, 기초자산의 종류, 유동화증권의 종류, 거래구조 등의 측면에서 일정한 제약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유동화계획과 자산양도 등록절차 등 일정한 절차적인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므로 거래계의 다양한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요구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자산유동화는 자산보유자의 신용이 아니라 유동화자산의 가치에 기초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이므로 당해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자산보유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자산유동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투자적격이 아닌 등급의 회사는 회사채발행 또는 차입이 어렵거나 더 높은 조달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므로 자산유동화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더욱 큼에도 불구하고, 자산보유자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필연적으로 비등록유동화거래구조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부실자산의 처리와 기업의 자금조달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구현하기 위하여 제정된 자산유동화법은, 차익거래(arbitrage)를 통한 거래이익의 향유 또는 신용위험(credit risk)의 회피 등 금융기관들의 다양한 구조화금융거래의 유인 및 시장의 요구를 모두 구현하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등록유동화거래의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자산유동화법에 따르지 않은 비등록유동화가 출현하게 되었고, 이러한 비등록유동화거래는 차익거래와 같은 거래계의 다양한 구조화금융 요구를 현실화시키면서 양적 팽창과 함께 구조적 진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채권을 가진 금융회사가 자금조달목적보다 신용위험의 관리를 위하여 기초자산의 이전 없이 채권과 관련된 신용위험을 제3자에게 이전하고자 하는 신용파생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채권을 매각하는 경우 채무자에게 대항요건을 갖추는 데 소비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누리면서 그로부터 발생하는 신용위험만 분리하여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용파생거래를 자산유동화구조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유동화회사가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로서 보장매입자(protection buyer)와 신용디폴트 스왑계약(Credit Default Swap)을 직접 체결하는 것이 통상적인 형태의 합성CDO(synthetic CDO) 구조이지만, 이는 자산취득의 방법을 양도・신탁 등으로 한정하고 있는 현행 자산유동화법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신용파생거래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유동화거래들은 대부분 비등록유동화거래를 통하여 실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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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거나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자 하신다면 정동근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조율 정동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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